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뒤늦게 본심 폭발, 오타니 "내가 저지보다 잘했는데 MVP를 왜?"

by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2년 연속 MVP 등극에 실패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의 투표 결과에 큰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양 리그 MVP가 발표된 것은 11월 18일(이하 한국시각)이다. 62홈런으로 아메리칸리그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세운 애런 저지가 압도적인 득표로 오타니를 눌렀다. 투표권을 지닌 BBWAA 소속 기자 30명 중 28명이 저지에게 1위표를 줬다. 오타니는 1위표 2개, 2위표 28개를 얻는데 그쳤다.

오타니는 타자로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 90득점, OPS 0.875, 투수로 166이닝을 던져 15승9패, 평균자책점 2.33, 219탈삼진을 각각 기록했다. 투타 합계 bWAR이 9.6으로 만장일치로 MVP에 오른 2021년(9.0)보다 높았다. 더구나 역사상 처음으로 규정타석과 규정이닝을 동시에 채우는 기염을 토하며 진정한 투타 겸업을 실현했다.

하지만 표심은 저지에게 쏠렸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저지는 1961년 로저 매리스의 기록을 61년 만에 경신했을 뿐만 아니라, 스테로이드의 도움을 받은 배리 본즈,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와는 달리 깨끗한 자기 관리로 기록의 가치를 더했다. 더구나 bWAR도 10.6으로 오타니보다 좋았다.

이와 관련해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최근 MLB네트워크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이거다. 오타니는 MVP를 못 탄 것에 대해 굉장히 실망했다"며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도 먼저 승리를 원한다. 이번 겨울 우리 전력이 나아진 점을 기쁘게 생각하고, 시즌이 시작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최근 네빈 감독에게 MVP 실패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오타니는 지난해 10월 일본 입국 공항 인터뷰에서도 포스트시즌에 실패한 팀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내 시즌은 작년보다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MVP를 기대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BBWAA의 투표 결과가 공개되기 전에는 저지와 오타의 표차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둘 중 누가 MVP가 돼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저지의 일방적 승리였다. 오타니는 MVP 등극 실패 자체보다는 표 차이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이에 대해 '분명히 오타니는 MVP 투표에서 무시당했다는 점에 화가 난 것이다. 그는 마운드와 타석에서 저지보다 훨씬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MLB네트워크는 '오타니는 아직도 본인이 MVP가 됐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에인절스에서 한 시즌을 더 보내는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의심할 것도 없이 가장 위대한 선수가 왜 본인인지를 증명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