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젊은 선수들이 엄청 좋아하더라구요."
KIA 타이거즈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KIA는 지난 1월 31일 패션 브랜드 '아이앱 스튜디오(IAB STUDIO)'와의 후원 협약 소식을 발표했다. 해당 브랜드 신동민 대표와 KIA 장정석 단장은 이날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협약식을 열었다. 아이앱스튜디오는 올 시즌 KIA 선수들이 착용하는 유니폼과 점퍼, 후디, 풀오버, 모자, 가방 등 약 10억6000만원 상당의 의류와 야구용품을 지원한다.
'아이앱 스튜디오'는 최근 20~30대 이른바 'MZ세대'들을 중심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국내 패션 브랜드다. 독특한 판매 전략으로 눈길을 끌었다. 시즌마다 재고를 두고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판매를 하는 형식이 아닌, 시즌별 제품을 선공개한 후 랜덤 추첨인 '라플' 방식으로 판매를 한다. '라플'에 당첨돼야 구매권을 가질 수 있다. 각종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한정판 판매도 인기였다.
유명 래퍼 빈지노가 설립에 참여한 브랜드로도 알려져 있어 오픈 하자마자 엄청난 관심이 쏠렸다. 실제로 해당 브랜드의 제품들은 주요 '리셀(재판매)' 업체에서 적지 않은 프리미엄을 줘야 구매할 수 있다.
'핫한' 브랜드와 프로야구단의 협업이 성사된 셈이다. KIA 마케팅팀 관계자는 "저희팀 뿐만 아니라 10개 구단이 공통적으로 젊은 신규팬 유입이 적다는 고민을 해오고 있었다. 고민을 하던 찰나에 이런 브랜드에 젊은 팬들이 열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구단에서 먼저 제안을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긍정적인 답변이 왔고, 이후 서로 의견을 주고 받고 협의를 한 끝에 성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젊고 신선한 이미지 마케팅을 위한 타이거즈 구단의 '선제안'이었다. 해당 브랜드는 타 구단들에게도 콜라보 제안을 받았지만 그중 KIA와 손을 잡았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KIA 선수단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새로운 브랜드가 새겨진 용품들을 지급 받았다. 2월 1일(한국시각) 훈련부터 '아이앱스튜디오' 로고가 새겨진 후드티와 훈련복 등을 착용했다. 선수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몇몇 고참 선수들은 "잘 모르는 브랜드"라고 어리둥절해 했지만, 패션에 관심이 많은 선수들이 설명을 해주자 웃으며 착용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아직은 '어색하다'는 인상도 있다. 오픈한지 몇년 안된 신생 브랜드인데다 프로스포츠 구단과는 큰 접점이 없는 '비(非) 스포츠 전문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크다. 하지만 KIA 구단은 신선함에 더 주목했다. 마케팅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아이앱스튜디오'는 제작보다는 디자인을 맡기로 했다. 유니폼 생산 업체의 경우, 국내에서는 유명한 몇 곳이 정해져있다. '아이앱'이 디자인을 맡고, 제작은 전문 제조사들이 맡기 때문에 퀄리티나 수급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면서 "어센틱 유니폼 디자인은 일단 변화 없이 그대로 간다. 하지만 콜라보 제품 등 여러가지 제품들을 다양하게 출시하려고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팬들의 걱정도 있다. '아이앱스튜디오'의 판매 방식대로 '라플' 추첨 방식으로만 한정 구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관계자는 "팬들이 우려하시는 것은 알고 있는데 그건 아니다. 향후에 출시될 일부 콜라보 제품은 한정 판매를 할 수도 있겠지만, 유니폼이나 기존에 구단에서 판매해야 하는 제품들은 원래대로 정상 판매를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