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의 세계에 나이는 없다. 제 역량이 어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원권 대구FC 감독이 새 시즌을 앞두고 선배 사령탑들을 향해 패기만만 도전장을 던졌다.
2013년 임대로 대구 유니폼을 입은 후 2014년 완전 이적했고, 2016년 플레잉 코치로 대구에서 은퇴한 후 2군 팀을 지도하다 2021년 이후 수석 코치로 일했다. 지난해 8월 알렉산더 가마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사퇴한 후 지휘봉을 물려받아 대구를 강등 위기에서 구해냈고, 새 시즌을 정식 사령탑으로 시작하게 됐다. 1981년생인 최 감독은 새 시즌 K리그1-2를 통틀어 최연소 사령탑이다. 40대 초반, 80년대생 사령탑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그러나 최 감독은 "프로 세계에서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단언했다. "어리다고 어드밴티지는 없다. 제가 지금까지 준비해온 제 역량이 어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배워야한다는 생각과 도전자 입장인 것은 맞지만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1985년생 베테랑' 부주장 이근호는 "감독님과 네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고참 선수들과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고, 어린 선수들과도 소통이 잘 된다"면서 "감독님은 경기장 밖에서 선수들을 세심하게 배려하시지만 훈련에 있어서만큼은 결코 타협이 없는 분"이라고 귀띔했다. 조광래 대구FC 사장은 "대구에서 나와 오래 함께 생활해온 최 감독은 패기 넘치고, 무엇보다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하는 감독"이라며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최 감독은 "모든 책을 골고루 많이 읽는다"고 했다. "코치 땐 리더십 책을 많이 읽었고 선수들에게 선물도 많이 했다. 요즘은 역사 서적을 많이 읽는다. 역사 흐름을 알게 되고, 지혜는 반복되는 거니까"라며 웃었다.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우리 선수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무슨 일이라도 할 것"이라고 했다.
'최연소 사령탑' 최 감독이 생각하는 리더십이란 무엇일까. 그는 "한창 서번트 리더십(섬김의 리더십)이라는 말이 유행이었는데 , 저는 리더십이란 그때그때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리더십도 결국엔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느냐의 문제다. 때론 리더십보다 팔로우십이 중요하다. 팔로우십을 이끌기 위해선 저부터 모범이 돼야 한다. 생활, 훈련, 준비하는 태도, 언어, 행동 모든 면에서 좋은 영향을 주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도자는 낮아져야 한다. 결국에 선수들이 깨닫게 되면 알아서 따라온다. 늘 선수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며 낮은 리더십을 강조했다.
리더십론의 끝자락, 최 감독은 일본 막부시대 영웅들의 리더십 스토리를 언급했다. 울지 않는 두견새를 울게 하기 위해 오다 노부나가는 "울지 않는 새는 필요 없다. 당장 목을 쳐버리고 우는 새를 다시 마련하겠다"고 하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모든 방법과 수단을 다 동원해서 새를 울게 하겠다"고 하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새가 울기를 기다리겠다"고 했다는 유명한 일화. 최 감독은 "나는 수단과 방법을 가지지 않고 새를 울게 하는 히데요시 쪽인 것같다"고 했다.
새 시즌 목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K리그 모든 팀을 울리는 것. "포항과의 개막전은 물론 어느 팀이든 이기고 싶다. 우리는 지더라도 꼬리 내리지 않고 전방압박을 칠것이다. 모든 팀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저력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길 수 있는 축구는 정해져 있다. 작년 우리가 패스 성공률이나 볼 점유율 지표에서 꼴찌였다는 것을 안다. 다소 점유율이 떨어지더라도 우리는 최전방에 최대한 빨리 볼을 갖다놓는 축구를 할 것이다. 상대가 잠갔을 때 심플하고도 치명적인 두세 가지 전술로 뚫어낼 것이다. 축구는 결국 누가 더 빠르고 정확하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우리는 진취적, 진보적인 대구 축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올해 대구의 목표는 상위 스플릿 진출이다. 작년과 같은 강등싸움은 두번 다시 하고 싶지 않다. 매경기 선수들과 함께 이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승점 1점이라도 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일단 상위 스플릿을 위해 최선을 다한 후 ACL 진출권에도 도전할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전했다. 남해=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