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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 비하+YG 이용한 혐한 그룹 봐야해?"…XG,논란 해명에도 비난 폭주[SC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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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걸그룹 XG가 혐한 논란에 휘말렸다.

XG는 2022년 3월 18일 데뷔한 7인조 걸그룹이다. 이들은 일본 에이벡스 자본의 한국법인 엑스갤럭스를 통해 한국에서 데뷔했으며, 25일 '슈팅스타'를 발표하고 활동 중이다.

이제 갓 3장의 앨범을 발표한 신인 걸그룹이지만 XG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바로 '혐한 걸그룹'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모회사 에이벡스 그룹 회장인 마츠우라 마사토의 실언이었다. 마츠우라 회장은 2022년 6월 라이브 방송을 통해 XG에 대해 홍보했는데, "한국 프로듀서와의 프로젝트니까 한국 레이블이랑 하는 그런 건 아니다. 전원 일본인이다. K팝스럽지 않다. 미국스럽다", "한국 프로듀서를 사용했을 뿐 모든 권리는 에이벡스가 갖고 있다", "해외 진출을 대전제로 하고 있다. 왜 이렇게 한국에 져야만 하는 거냐. 일본인도 할 수 있다. 한국도 처음에 보아 같은 가수가 와서 일본 흉내 냈다"라는 등의 말도 안되는 소리를 했다.

해당 영상은 곧바로 삭제됐지만, 에이벡스라는 회사가 K팝과 K팝 아티스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K팝 시스템과 스태프를 통해 만들어진 그룹임에도 한국 프로듀서를 '사용'했다고 깔보거나, K팝 프로듀서와 댄스팀의 도움을 받아 음악을 완성했음에도 자신들의 음악을 'K팝'이 아닌 'X팝'이라고 규정하거나, K팝의 기세를 꺾겠다고 선언하는 것만 봐도 XG의 정체성이 혐한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더욱이 일본에서도 자국 아티스트들이 뛰어넘을 수 없는 기록을 쏟아내며 K팝 한류 진출의 기반을 만든 '아시아의 별' 보아까지 비하하는 추태를 부리기까지 했다.

회장 뿐 아니다. 팀 자체에도 문제가 있었다. XG는 데뷔 당시 '전원 일본인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강하게 내세웠다. 그러면서 하비가 호주 혼혈이라는 사실까지는 공개했다. 그런데 히나타의 조부모가 한국인이라는 것은 밝히지 않았다가 데뷔 반년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갑자기 한국계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멤버들이 보여준 행동도 회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7월 진행된 미니 팬미팅에서 한국팬이 롤모델을 묻자 멤버들은 '엄마' '롤모델이 없다'라는 등의 성의없는 답을 내놨다. 상식적으로 한국에서 데뷔해 한국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팀이라면 수백팀에 달하는 한국 가수 중 한 팀을 골랐으면 끝날 일인데도 XG는 그러지 않았다. 그런데 행사 다음날 공개된 영어 인터뷰에서 XG는 마돈나 리한나 레이디가가 도자캣 등 수많은 롤모델을 언급했다.

여기에서 나아가 XG는 데뷔 전부터 해외 언론을 이용해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만든 걸그룹인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이에 YG가 직접 나서 "사실무근"이라는 선을 긋기까지 했다.

그런 XG가 '뮤직뱅크' '쇼! 음악중심' '인기가요' 등 주요 음악 프로그램에 모두 출연하는 등 활동을 전개하면서 국내 음악팬들은 크게 반발했다. 지상파 방송에서 굳이 '혐한 걸그룹'을 봐야 할 이유가 있냐는 것이다. 결국 XG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한류 콘서트에도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팬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혀 출연이 취소되기도 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소속사 엑스갤럭스 대표 사이먼이 직접 나섰다.

사이먼은 30일 "XG의 소속사는 엑스갤럭스다. 한국과 일본에서 XG를 육성, 제작했고 그 과정에서 다국적 스태프가 참여하고 있다. XG 아티스트 전원은 일본인이지만 지역 언어 등에 대한 편견과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많은 분들께 XG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싶다. 전례가 없던 팀이다 보니 낯설게 보일 수 있지만 차근차근 진정성 있는 본질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 XG의 음악을 선보이고 싶다는 것이 가장 큰 지향점이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통용되고 있는 언어인 영어를 기반으로 음악의 메시지를 선보이고 있다. 각종 콘텐츠에서는 한국어 곡과 한국어로도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어떠한 특정 대상을 롤모델로 삼거나 경쟁상대로 의식하고 있지 않으며 특정한 타사 브랜딩을 이용하고자 하는 언플과 전략이 있다는 부분 또한 사실과 다르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각종 논란에 대한 사이먼의 기나긴 해명글 속에 명확하게 드러난 부분은 'YG를 이용한 언플은 하지 않았다'는 것 뿐이다. 마츠우라 회장의 혐한 및 K팝 아티스트 비하 발언이나 멤버들의 정체성 논란에 대해서는 전혀 해명하지 못했다.

'전례없는 팀이라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거나 '영어곡'으로 본질을 흐리고 있지만,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든 전원 일본인 그룹 니쥬가 한국에서 활동을 한다고 해서 비난하는 사람은 없고 방탄소년단이나 몬스타엑스, 트와이스 등이 영어곡을 발표했다고 해서 '한국 그룹이 왜 영어곡을 부르냐'며 문제를 제기한 사람도 없었다.

현재 XG를 향한 날선 시선은 그들이 일본인이기 때문도 아니고, 영어로 노래를 하기 때문도 아니다. 철저하게 K팝에 근간을 두고 탄생한 팀이지만 K팝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그것을 깎아내리려고 하는 자세가 문제인데 아직도 XG는 이를 깨닫지 못한 모양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