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3년 만에 마스크를 벗게 된 극장가 소식에 개봉 눈치만 보던 묵은 영화들이 대거 출격을 알렸다. 그동안 안방 1열로 관객을 빼앗긴 한국 영화에게 예전의 영광을 누릴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월 30일을 기점으로 공연장, 영화관 등 문화시설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알렸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는 지난 2020년 10월 정부 차원 마스크 착용 의무 도입 이후 27개월 만이다. 물론 유증상자·고위험군인 경우 마스크 착용이 권고되고 확진자와 접촉했던 경우는 2주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영화계를 비롯한 문화계는 답답했던 실내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면서 예전의 영광과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영화계 반응은 뜨겁다. 그동안 많은 관객이 한정된 공간에서 2시간 이상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했고 또 음료, 스낵 등 영화 관람 중 취식에 있어서 불편함을 호소해왔는데 이런 부분이 전면 해소되면서 관객의 극장 나들이에 부담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물론 마스크 착용 해제로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일단은 마스크 해제만으로 극장에 대한 불편함의 허들이 낮아졌다는 대목에 더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영화계는 정부의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 소식을 접한 뒤 발 빠르게 묵힌 신작 줄 세우기에 나섰다. 팬데믹 이전에도 비수기 시장으로 꼽히던 2월과 3월 극장에 휴먼 영화 '카운트'(권혁재 감독)를 시작으로 '멍뭉이'(김주환 감독) '소울메이트'(민용근 감독) '대외비'(이원태 감독) 등 팬데믹으로 개봉일을 잡지 못했던 영화들이 대거 출격, 분주히 관객맞이에 나섰다.
한국 영화뿐만이 아니다. '마블 민국'에 기대를 건 마블 스튜디오의 야심작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이하 '앤트맨3', 페이튼 리드 감독) 역시 2월 15일 국내 개봉을 확정했다. '어벤져스' 시리즈를 끝으로 인기가 사그라든 마블 스튜디오는 마블 페이즈 5의 시작을 알리는 '앤트맨3'를 통해 자존심을 회복, 재기를 꿈꾸고 있다. 또한 '너의 이름은.'(17) '날씨의 아이'(19)를 통해 충성심 강한 마니아 관객을 확보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도 3월 8일 극장가를 찾는다.
극장들도 마스크 해제를 기념한 각종 프로모션으로 관객 유치에 두 팔을 걷었다. 가장 먼저 움직인 멀티플렉스는 메가박스다. 메가박스는 극장 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맞아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30일부터 '굿바이 마스크, 웰컴 팝콘' 이벤트를 준비했다. 팝콘과 음료로 구성된 콤보 메뉴 50% 할인 쿠폰을 메가박스 멤버십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했고 매점에서 1만원 이상 구매 시에는 다양한 굿즈를 랜덤으로 증정하는 등 관객 끌어모으기에 나섰다. CGV, 롯데시네마도 마스크 해제 기념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보다 많은 관람객분들이 마스크 없이 극장에서 팝콘과 음료 등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메뉴 할인 및 굿즈 증정 이벤트를 마련하게 됐다. 새해를 맞아 다양한 화제작 상영이 줄을 잇고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된 만큼 많은 관람객들이 극장을 찾아주시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