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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 역전 우승 이끈 17·18번홀 연속 버디…'위기가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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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위기가 곧 기회.'
16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에서 김시우(28)가 거둔 시즌 첫 우승은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꾼 반전에서 나왔다.
김시우는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헤이든 버클리(미국)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였다.
버클리와 공동선두를 달리던 김시우는 17번 홀(파3)에서 위기를 맞았다.
티샷한 볼이 그린을 넘어갔다.
핀이 그린 뒤쪽에 꽂혀 있고 공이 놓인 자리 잔디 상태도 썩 좋지 못해 파세이브가 쉽지 않아 보였다. 핀까지는 약 7m였다.
김시우가 이리저리 라인을 살피는 사이 16번 홀(파4)에서 함성이 들렸다.
버클리가 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1타차 선두로 올라선 것이다.
김시우가 17번 홀에서 파세이브에 실패하면 2타차로 밀리는 상황에 몰렸다.
김시우는 칩인을 노린 듯 조금 강하게 웨지로 볼을 때렸다. 볼은 정확하게 홀을 파고들었다.
오른 주먹을 불끈 쥔 김시우는 갤러리를 향해 한 번 더 두 주먹을 흔들며 포효했다.


김시우는 "16번 홀에서 터진 함성을 들었다. 어려운 자리였지만 공격적으로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잃은 게 없다는 생각이었다. 공격적으로 쳤고 그게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공동선두로 올라선 김시우는 18번 홀(파5)에서도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티샷한 볼이 페어웨이 왼쪽 벙커에 빠졌다. 좁은 페어웨이에 볼을 떨궈야만 투온을 노릴 수 있기에 드라이버를 잡지 않은 보람이 없어졌다.
김시우는 다음 샷을 어떤 클럽으로, 어떻게 칠지 캐디와 꽤 오랜 시간 의논했다.
김시우는 과감하게 승부수를 띄웠다.
끊어가지 않고 곧장 그린을 공략하기로 마음먹은 김시우는 236야드 앞 핀을 향해 아이언 샷을 날렸다.
그린 앞에 떨어진 볼은 뒤바람을 타고 그린으로 굴러서 올라갔다.
핀까지 12m가 조금 넘는 거리였지만, 김시우는 이번 시즌을 대비해 손에 익힌 브룸스틱 퍼터로 한 뼘 거리에 붙인 뒤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다.

ESPN은 김시우가 17번 홀에서는 그린을 놓쳤고, 18번 홀에서는 페어웨이를 놓쳤으나 두 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아냈고 결국 우승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1타차 2위를 한 버클리는 17번 홀에서는 티샷을 홀 7m 앞에 떨궜고, 18번 홀에서는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켰지만 두 홀에서 1타도 줄이지 못했다.
khoo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