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타격의 팀'으로 거듭난 KIA 타이거즈.
올 시즌 타선은 물샐 틈이 없었다. 테이블세터부터 중심-하위 타선까지 피할 곳이 없었다. 팀 타율(2할7푼2리)을 비롯해 안타(1361개) 타점(677개) 볼넷(542개) OPS(출루율+장타율·0.747)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1위를 차지한 이유다.
중심 타선에선 '새 식구'들의 활약이 빛났다. 6년 총액 150억원에 영입한 '나스타' 나성범(34)과 '복덩이 외인' 소크라테스 브리토(31)의 합주는 인상적이었다. 두 선수 모두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두 선수가 174타점을 합작, 팀 전체 타점의 25.7%를 책임졌다. 강력한 중심 타선 효과가 팀 공격력에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지를 충분히 증명했다.
이들의 뒤를 받친 것은 최형우(40)였다. 5번 타순에서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했고, 타율도 2할8푼2리로 시즌 타율(2할6푼4리)을 웃돌았다. 시즌 전 "6번이 편하다"고 밝힌 그였지만 김종국 감독은 "최형우는 최형우"라며 중심 타선 기용을 시사했고, 상대 투수에 따라 5~6번에 번갈아 쓰는 쪽을 택했다.
그렇다면 KIA는 내년에도 최형우에게 5번 자리를 맡길까.
최형우의 후반기 활약만 놓고 본다면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때 맴돌았던 '에이징 커브' 시선을 무색케 하는 장타력과 선구안으로 건재함을 증명했다. 파워는 전성기에 비해 떨어진 게 사실이지만, 승부처에서의 집중력은 '해결사 역할'이 필요한 중심 타선의 한 자리를 책임지기에 충분했다. 다만 40대에 접어든 최형우에게 전 경기 풀타임을 맡기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체력 관리를 위한 적절한 안배를 위해선 역할을 배분할 만한 자원이 필요하다.
가장 유력한 로테이션 후보는 황대인(27)이다. 지난해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른 그는 14홈런 91타점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풀타임을 토대로 쌓은 경험이 발전으로 이어진다면 최형우의 짐을 덜어줄 만한 재능으로 꼽힌다. 다만 '5번 타자 황대인'의 기복이 상당했다는 게 걸린다. 다가올 스프링캠프에서 성장세를 증명하는 게 과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