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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연경 언니 공백 채운 2년 차…"미안해요, 제가 더 잘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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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몸이 안 좋으신데 다시 뛰어야 했잖아요."

김수빈(20·IBK기업은행)은 지난 2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전에서 갑작스럽게 3세트를 온전히 소화하게 됐다.

2020~2021 신인드래프트로 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은 김수빈은 올해로 2년 차를 맞이했다. 청소년대표팀을 하는 등 기량은 인정받아왔지만, 프로에서 좀 더 경험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웜업존에서 꾸준하게 몸을 풀면서 경기는 준비는 했지만, 신연경의 백업 역할을 해왔다.

AI페퍼스전에서 신연경이 경기 중간 호흡 곤란 증세를 호소했고, 결국 휴식을 취하게 됐다. 김호철 기업은행 감독은 "호흡곤란을 느끼며 마비 증상이 왔다. 주장으로서 이겨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서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이야기했다. 신연경은 3세트 휴식 후 4세트에 돌아왔다.

김수빈은 신연경이 없던 가운데 리베로로서 자신의 몫을 온전히 해냈고, 기업은행은 세트스코어 1-1로 맞선 상황에서 3세트를 잡아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 4세트에서 경기를 끝내 승점 3점을 챙겼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욕심 같았으면 더 잘하길 바라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칭찬했다.

김수빈은 "매경기마다 준비하라고 하셔서 준비는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신)연경 언니 몸이 안 좋아져서 들어가게 됐다. 초반에 긴장을 많이 했다. 조금 급하게 했던 거 같은데, 천천히 하다가 리듬을 찾았다"고 밝혔다.

사령탑도 합격점을 준 경기력. 그러나 김수빈은 "(신)연경이가 몸이 좋지 않았는데 내가 더 잘했다면 휴식을 취하실 수 있었을 것이다. 힘든데도 끝까지 나와서 경기한 연경 언니에게 많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아쉬움은 있었지만, 백업이 아니었던 한 세트는 김수빈에게는 분명한 성장의 약이 됐다. 김수빈은 "리시브도 하고 수비도 하다보니 리시브에 더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수비 연습도 많이 해야할 거 같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부족하다고 느꼈을 시기. '자신있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이단 연결에는 자신있다. 오늘도 잘 된 부분인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수빈은 "연경 언니에게 코트에서 화이팅 하는 모습과, 선수를 다독이는 모습, 또 리시브 하는 모습, 화이팅하는 모습을 배우고 싶다"라며 "올 시즌 초반에는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지만, 연경 언니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만큼, 지금보다 더 많이 경기에 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광주=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