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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으로 즐기는 히든스팟, 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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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을 시리게 하는 차가운 바람 탓에 겨울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는 요즘, 오감으로 진정한 겨울을 만끽할 만한 여행지를 찾는다면 경북 울진이 제격이다.

해안가를 따라 펼쳐지는 그림 같은 절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멋스런 감성 여행지부터 겨울 바람을 맞아 한층 깊어진 맛을 자랑하는 붉은 대게와 귀한 곰치국, 추위를 날려줄 온천수로 기력 회복까지 가능한 곳이기 때문이다.

울진에서의 오감만족 힐링 여행을 통해 잔뜩 움츠러든 몸을 펴고 활기차게 겨울을 맞이해보는 것은 어떨까.

▶"입이 즐겁다" 대게부터 곰치국까지…울진 바다가 선보이는 겨울철 별미기행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 울진 바다가 선사하는 겨울 맞이 제철 음식들을 가장 먼저 소개한다.

겨울철 대게는 찬바람이 제대로 불어야 속이 차오른다. 국내 대게 생산량 1위를 자랑하는 울진은 과거 임금 수라상에 오르기도 한 대게의 원조 고장이다.

울진 후포항에서 동쪽으로 23㎞ 떨어진 왕돌초 일대는 대게의 고향으로 불리운다. 왕돌초는 맞잠, 중간잠, 셋잠 등 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수중암초지대다. 넓이는 동서 21㎞, 남북 54㎞에 이를 정도로 광활하다.

이달 울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오는 12월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2022 죽변항수산물축제'를 눈여겨 봐 두자. 축제 기간 동안 청정해역 울진에서 잡아 올린 각종 수산물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 수산물 및 건어물 판매장터와 활어 맨손잡기, 요트 승선체험 등 대표행사와 수산물레크레이션, 죽변항 수산물 즉석경매 등 체험행사로 꾸며진다.

겨울철 별미인 대방어 해체 쇼와 시식체험도 볼거리다. 출항하는 죽변항의 어선을 표현하는 조타 돌리기 개막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축하공연과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겨울철 울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또 다른 별미로는 곰치국이 있다. 정약전이 자선어보에 '살이 연하고 맛이 싱거우며 곧잘 술병을 고친다'고 저술했을 정도로 해장에 좋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곰치는 100% 자연산인 데다 최근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귀한 음식이 됐다. 다만 붉은대게가 잡히는 배에서 부산물로 잡히는 탓에 울진에서는 아직까지 친근한 음식이다. 뜨끈한 국물과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 곰치국은 죽변항 인근 죽변우성식당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맛볼 수 있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곳…죽변스카이레일-등기산 스카이워크

광활하게 펼쳐진 울진의 바다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죽변스카이레일은 자동으로 움직이는 모노레일이다. 코스는 죽변항~봉수항으로 이어지는 2.8km A코스, 후정해변~봉수항으로 이어지는 2km의 B코스가 있다. 현재는 죽변 승차장에서 출발해 하트해변 정차장을 지나 봉수항 정차장에서 유턴하는 코스만 운행된다.

죽변스카이레일을 타고 울진 바다를 만끽해보자. 시속 5km 속도로 움직이는 모노레일 속 창문으로 죽변 명물인 하트해변, 드라마 '폭풍속으로' 세트장, 죽변등대가 차례로 나타난다. 동해의 청정한 해안가를 달리며 천혜의 자연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울진군 근남면 수산리의 왕피천공원은 자연생태계의 보고다.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가 성공리에 개최되기도 했던 왕피천공원은 강과 바다가 만든 20만 평의 대지 위에 자리해 있다.

왕피천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려면 55m상공을 가로지르는 왕피천케이블카가 안성맞춤이다. 왕피천과 청명한 동해바다의 망망대해를 동시에 관망할 수 있어서다. 왕피천하구에 위치한 케이블카는 왕피천에 서식하는 각종 조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크리스탈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투명한 바닥 아래로 동해 바다까지 감상할 수 있어 한층 짜릿한 경험이 가능하다.

후포에 위치한 등기산 스카이워크는 등기산 공원에서 출렁다리를 건너면 만날 수 있다. 갓바위 공원에서부터 바다 위로 뻗은 해상교량은 가히 하늘 바닷길이라 할 수 있다. 스카이워크를 따라 걸으면 투명한 유리 아래로 아름답고 푸른 동해 바다를 볼 수 있고,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발 아래로 흐르는 깊고 푸른 바다와 갓바위에 파도가 부딪혀 부서지는 하얀 포말을 감상할 수 있는 울진 여행의 추천 코스 중 하나다. 매주 월요일과 비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안전 상의 이유로 휴장한다.

평해읍 월송리 바닷가에 위치한 월송정은 관동팔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으로 비가 갠 후 떠오른 맑은 달빛이 소나무 그늘에 비칠 때 가장 아름다운 풍취를 보여준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처음으로 월송정이 세워진 고려 시대에는 왜구의 침입을 살피는 망루로서의 역할이 컸다. 그러다 조선 중기 중종 때 반정공신으로 활약했던 박원종이 강원도관찰사로 부임하며 이곳을 정자로 중건했다. 월송정은 그 뒤부터 관동팔경 중의 하나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추위야 물렀거라" 백암 온천마을

온정면 온정리·소태리 일대에 위치한 백암온천 관광특구는 백두대간의 울창한 산세와 동해바다의 장쾌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명소 중의 명소다. 동해안의 대표적 유황 온천인 백암온천은 무색무취하면서도 53℃의 온도를 유지해 온천욕을 즐기기 좋다. 일반 음식점이나 가정에서도 모두 온천수를 사용할 만큼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기도 한다.

천연 알칼리성 라듐 성분을 함유한 온천은 신경통과 관절염, 중풍 등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진다. 최근에는 아토피성 피부염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아이와 어르신을 동반한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이 많이 찾기도 한다.

온천마을에는 호텔과 여관, 콘도, 연수원 등이 있어 숙박이 편리하며 당구장, 탁구장, 온천학습관, 오락실 등 다양한 부대시설까지 갖춰져 가족단위의 휴식공간으로 더할 나위 없다. 주위에는 동해해수욕장과 백암산의 절경이 있어 해수욕과 등산도 곁들일 수 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