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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에서 10년 초장기 계약은 도박? 시작이 어렵지 긍정론 싹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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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NC 다이노스가 지난 17일 구창모와 장기계약을 맺어 FA 재자격 기준인 4년이 아닌 6년 이상의 장기계약이 화두다.

구창모는 내년부터 2028년까지 6년 동안 총 90억원을 보장받는 계약에 합의했다. 6년간 인센티브 35억원을 합치면 최대 125원을 벌 수 있다. 또한 2024년 말 FA 자격을 얻지 못할 경우 계약 내용은 7년 최대 132억원으로 변경된다.

이제 비FA 장기계약은 일반사가 됐다. 앞서 롯데 자이언츠는 박세웅과 5년 최대 90억원에 계약했고, 1년 전에는 SSG 랜더스 박종훈과 문승원, 한유섬,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이 비FA 장기계약을 이끌어냈다.

FA 시장에서도 6년 이상 장기계약이 증가세다. 최 정, 나성범, 박건우, 김현수 등이 6년 계약을 맺은 바 있고, 이번 겨울에는 NC 박민우가 5+3년, 최대 8년간 140억원을 받는 조건에 잔류했다.

이 같은 장기계약은 구단 입장에서 양날의 검이다. 출중한 실력의 선수를 장기간 보유할 수 있지만, 부상 등 변수에 따라 리스크 역시 높다. 구창모의 경우 2019년 전반기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발돋움한 뒤로 잦은 부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복귀 후 19경기에서 11승5패, 평균자책점 2.10으로 안정세를 보이자 NC 구단은 FA가 되기 전 일찌감치 장기계약으로 묶자는 판단을 내렸다.

구창모가 보장된 2028년까지 매년 기대치를 채울 지는 알 수 없으나, 선수 입장에서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없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만일 최근 1~2년 사이 6년 이상 장기계약한 선수들이 안정적인 기량으로 계약기간을 채워 나간다면 KBO리그에도 10년 이상 초장기계약이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년 이상 계약 선수들의 절반 이상이 최소 4시즌 이상을 제 기량으로 활약한다면, 현재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에게서 10년 계약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부상 변수가 많은 투수보다 야수가 가능성이 높다. LG 트윈스 문보경(22),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23), 롯데 한동희(23), SSG 최지훈(25)과 박성한(24), 한화 이글스 정은원(22)과 노시환(22) 등을 후보로 꼽을 수 있다.

키움 이정후도 10년 계약을 해도 부족할 판이지만, 내년 시즌 후 해외 리그에 도전할 계획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0년 계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번 FA 시장에서도 3명의 선수가 10년 이상의 초장기 계약에 성공했다.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13년 3억5000만달러에 계약했고, 트레이 터너가 11년 3억달러에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했다. 또다른 유격수 잰더 보가츠도 11년을 보장받으며 2억8000만달러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입었다. 홈런왕 애런 저지는 10년에서 1년 못 미치는 9년 동안 3억6000만달러를 받기로 하고 뉴욕 양키스에 남았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10년 이상 장기계약은 총 22건이다. 샌디에이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작년 초에 맺은 14년이 역대 최장 기록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런 계약에 대한 긍정론과 회의론이 공존한다. 분명한 건 구단과 선수 모두 필요에 의해 초장기 계약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