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트렌스젠더 풍자의 용기있는 고백이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
18일 방송된 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에서 풍자는 가족들에게 성정체성을 고백했을 때의 일을 회상했다. 풍자는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스무살 때 총 3번 아버지에게 커밍아웃을 했고 마지막 커밍아웃을 한 뒤 집을 나와 10년간 가족과 연을 끊고 지냈다고 털어놨다. 특히 그는 3번째 커밍아웃을 했을 당시 아버지가 주방에서 식칼을 가져와 "이 칼로 나를 죽여라"라고 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다행히 현재는 가족들과 다시 화목하게 지내고 있다고. 풍자는 "아버지가 '우리 딸 지 엄마랑 똑같이 생겼네'라고 하셨다. 나를 여자로 받아주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내가 남자든 여자든 아빠 자식이기 때문에 지켜주겠다고, 내게 오는 모든 비난을 받아줄테니 당당하게 여자로 살아보라고 하셨다"며 눈물을 흘려 주변을 먹먹하게 했다.
풍자는 현재 하리수 이후 가장 성공한 트렌스젠더 연예인으로 꼽히고 있다. 기존에도 종종 트렌스젠더 연예인들이 활동하긴 했지만 풍자만큼 단시간내에 아무런 구설이나 논란 없이 방송에 안착한 케이스는 극히 드물었다. 더욱이 풍자가 정통 방송인 출신도 아니고 유튜버 출신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지상파까지 진출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풍자 특유의 돌직구 화법과 경험담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뜻이다. 풍자는 처음 유튜브 방송을 시작했을 때부터 꾸밈없는 이야기로 호응을 이끌어냈다. 일부는 성소수자라는 타이틀에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고, 또 일부는 거리낌없는 비속어 사용에 희열을 느끼기도 했지만, 대다수의 팬들은 풍자만의 거침없는 속 이야기와 공감능력에 반응했다. 이런 능력은 풍자가 빠른 속도로 활동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이제 풍자는 홍석천 하리수와 함께 가장 성공적인 성소수자 연예인 대표로 언급되고 있다. 그가 앞으로 들려줄 솔직 당당한 이야기에 팬들의 응원이 쏠리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