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 때 '끝판왕'이라고 불렸던 챔피언이 무기력하게 졌다. 로드FC 최고의 흥행카드였던 권아솔이 3년만의 복귀전서 또 패했다.
권아솔(36)은 18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굽네몰 ROAD FC 062 -73㎏ 계약체중 매치에서 나카무라 고지(37·일본)에 심판전원일치 판정패했다.
이 경기는 권아솔의 3년만에 종합격투기 복귀전이었다. 2019년 11월 샤밀 자브로프에게 판정패한 권아솔은 이후 종합격투기 선수로 나서지 않았다. 지난 5월 남의철과의 복싱 시합으로 복귀를 타진한 권아솔은 이번에 자신의 로드FC 데뷔전서 패배를 안겼던 나카무라를 상대로 복귀전을 준비했다.
하지만 전날 열린 계체량에서 실패하며 시합의 무산될 위기에 몰렸었다. 마지막 체중 감량을 하다가 쓰러지는 바람에 물을 마셨고 다시 체중이 늘어났고, 계체량 때 무려 78㎏을 기록했다.
나카무라는 5㎏이나 많은 몸무게를 기록했음에도 권아솔의 건강이 괜찮다면 싸울 수 있다고 의사를 표했고, 권아솔은 감사함을 표하고 시합에 나섰다.
권아솔은 계체 실패로 매 라운드별 5점을 감점 받았다. 승리를 위해선 피니시를 해야했다.
그런데 너무 조용했다. 시작 이후 4분 가까이 둘 다 거의 공격을 하지 않았고, 결국 둘 다 경고를 받았다. 이후 권아솔이 킥과 펀치 공격을 조금 하긴 했으나 별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
사실 별 다른 걸 하지 않아도 승리할 수 있는 나카무라는 전혀 급하지 않았다. 나카무라는 2라운드에서도 넓은 케이지를 충분히 이용했고, 가끔 빠른 스피드로 치고 빠지기를 했다. 권아솔이 몇차례 달려들었으나 빠르게 빠져나갔다.
3라운드에서도 나카무라는 소극적인 플레이를 이어나갔고, 결국 경고를 받았다. 권아솔은 2분여를 남기고 태클로 테이크다운을 시도했으나 실패. 몇차례 펀치 교환을 한 뒤 클린치 상황에서 권아솔이 테이크다운을 하려 했으나 오히려 그라운드에 누웠고, 파운딩을 허용하다가 경기가 끝났다.
승패는 보나마나였다. 권아솔의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였다.
권아솔은 경기 후 케이지 인터뷰에서 "내가 특별히 말을 많이 하면 안될 것 같다. 잘못을 너무 많이 했다. 사과의 절을 드리겠다"라고 말하고 큰 절을 먼저 올렸다. 이어 "팬분들께 죄송하고, 대회를 망쳐서 대표님과 관계자분들, 같이 뛰는 선수들에게도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아직 나카무라에 대한 복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권아솔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합을 해주신 나카무라 코지선수에게 감사하다"면서 "경기 끝나고 나카무라 선수에게 다시 시합하자고 했더니 웃더라. 3번째 경기로 돌아오겠다"라고 말했다. 홍은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