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부상 딛고 참고 뛰길 잘했다."
괴력의 황선우(19·강원도청)가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2연패 위업을 쓴 후 벅찬 소감을 전했다.
황선우는 18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 스포츠앤드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국제수영연맹 쇼트코스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39초72의 아시아신기록 및 대회신기록으로 8명 중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꿈의 2연패에 성공한 짜릿한 순간이었다.
이날 결선 무대에서 황선우는 8번 레인에서 물살을 갈랐다. 오전 예선에서 황선우는 1분42초44의 기록, 전체 26명의 출전선수 중 8위로 결선행 막차를 탔다. 예선 6위로 결선에 오른 '10대 라이벌'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가 바로 옆 7번 레인. 4번 레인엔 '도쿄올림픽 자유형 200m 금메달리스트' 톰 딘(영국)이 나섰다.
황선우의 이 종목 최고 기록은 1분40초99. 지난 16일 이 대회 남자계영 800m 결선에서 한국최고기록을 작성했다. 박태환의 2016년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우승 당시 기록인 1분41초03을 넘어선 아시아기록을 작성하며 자유형 200m 2연패에 기대를 모았다.
첫 100m 구간까지는 월드클래스 삼총사의 엎치락뒤치락 레이스가 이어졌다. 첫 25m 구간을 황선우가 10초83, 가장 먼저 통과했고, 50m 구간을 포포비치가 23초18, 가장 먼저 통과했다. 황선우가 23초26으로 뒤를 이었다. 75m구간 황선우가 다시 35초92, 1위로 치고 나왔지만 100m구간 톰 딘(영국)이 다시 48초81, 1위로 나섰다. 황선우가 48초88, '0.07초차' 2위로 바짝 뒤를 좇았다. 세계기록 페이스였다. 그러나 중반 이후는 완전히 황선우의 페이스이자 황선우의 레이스였다. 마지막 175m턴을 1분27초00, 1위로 통과했고 200m까지 폭발적인 스퍼트를 이어갔다. 마지막 25m구간(12초72)까지 흔들림없는 12초대 기록을 유지하며 1분39초72. 나홀로 40초 벽을 깨며 대회 신기록, 한국신기록, 아시아신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25m 쇼트코스의 압도적 승자는 대한민국 황선우였다. 지난 여름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 롱코스 200m우승자' 포포비치가 1분40초86으로 2위, '올림픽 200m 금메달리스트' 톰 딘이 1분40초86으로 3위에 올랐다.
황선우는 기록을 확인한 후 스스로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양팔을 펼쳐들고 '오마이갓!' 포즈를 취했다. 이 기록은 파울 비더만(독일)의 2009년 쇼트코스월드컵에서 기록한 세계최고기록인 1분39초37, 야닉 아넬(프랑스)이 2012년 프랑스 쇼트코스선수권에서 기록한 1분39초70, 비더만이 2009년 터키유럽쇼트코스선수권에서 기록한 1분39초81에 이은 세계에서 역대 4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정확히 1년 전인 2021년 12월18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이 대회 이 종목에서 생애 첫 메이저 금메달을 목에 건 황선우가 8번 레인에서 아시아최고기록과 함께 눈부신 2연패 역사를 썼다.
황선우는 시상식 직후 "사실 예선 때 터치를 잘못해 손가락이 많이 붓고 통증이 너무 심했다"면서 "그래도 8등으로 결승에 오른 건 기회라고 생각하고 참고 뛰길 정말 잘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번에 아시아신기록을 두 번이나 세우고, 작년 아부다비 대회에 이어 자유형 200m에서 2연패를 하게돼 정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라면서 "현장에 한국 팬분들이 많이 와주셨고, 한국에서도 응원 많이 해주신 덕분에 저도 더욱 힘을 내서 금메달이라는 정말 좋은 성적을 얻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황선우의 금빛 역영을 끝으로 대회를 마무리한 대한민국 경영대표팀은 20일 귀국한다. 8명가 총 14개의 쇼트코스 한국기록과 2개의 아시아기록을 새로 썼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