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사실 여러모로 힘든데 그래도 옆에서 많이들 도와주셔서 즐겁게 하고 있어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세터 김다솔에게 올 시즌은 기회와 부담이 동시에 찾아온 해다. 완전한 주전 세터로 자리잡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찾아왔는데,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무게는 훨씬 더 커졌다. 흥국생명이 2위를 달리며 1위 현대건설을 위협하고 있지만, 세터 김다솔은 매 경기가 시험대나 다름 없다. 특히나 토스에 대한 약점이 지적받고 있는 김다솔은 김연경과 옐레나라는 리그 최고의 공격수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더욱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
7일 광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3대1 승리를 거둔 후 취재진과 만난 김다솔은 "사실 풀타임으로는 뛴 적이 없었어서 체력적인 것도 그렇고, 정신적으로도 부담이 된다. 나에게 많이 집중이 되다 보니 힘들기도 했는데, 옆에서 많이들 도와주셔서 즐겁게 하고 있다"며 살짝 미소지었다.
권순찬 감독도, 동료들도 김다솔이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고 응원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권순찬 감독도 7일 페퍼전이 끝난 후 "다양한 플레이를 시도하는 것 같아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칭찬했다. 김다솔은 "워낙 저에게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많이 힘들어하니까 힘내라고 말씀해주시는 것 같다. 제가 좀 더 잘해야 될 것 같다"면서 "언니들이 (공을)어떻게 달라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고, 저도 최대한 그렇게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 "옐레나와 김연경이라는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저에게 플러스가 많이 된다. 제가 좀 안좋게 (공을)올려도 언니들이 책임져줄 수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는 마음이 편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다솔은 이동 후 안으로 파고드는 플레이를 연습했고, 최근 실전에서도 사용하면서 공간을 넓히고 있다. "다음 경기에서는 좀 더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김다솔은 "쉬는 날이면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서 자고, 먹으면서 휴식을 위주로 하고 있다. 풀타임은 처음이라 체력 관리를 잘 해보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있다. 주전 세터로 치르는 올 시즌의 경험이, 그것도 흥국생명이라는 강팀에서 엄청난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수련 선수 출신으로 주전 선수까지 도약한 김다솔의 활약.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도 흥국생명의 키 포인트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