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몸풀기는 끝났다. 이제 2022년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가 두바퀴째 진입했다. A조 첫 경기에서 나란히 승리한 네덜란드와 에콰도르가 조 1위 자리를 두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 한국시각 26일 새벽 1시 카타르 알라이안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다.
네덜란드는 지난 22일 세네갈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39분 뒤늦게 터진 코디 각포와 추가시간 다비 클라센의 연속골로 2대0 승리하며 대회를 기분좋게 시작했다.
세네갈이 '에이스' 사디오 마네가 부상으로 낙마했다고는 하지만 공수 밸런스가 뛰어난 팀이라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지만, 막판 집중력있게 몰아치며 원하는 결과를 따왔다.
하지만 후반 39분까지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고, 슈팅수가 오히려 7대11로 더 적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루이스 판할 네덜란드 감독은 선발진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세네갈전에서 부상 리스크로 인해 후반 교체출전한 핵심 공격수 멤피스 데파이의 선발 복귀가 예상된다.
데파이는 A매치에서 82경기에 출전 42골을 넣고 있다. 클라스 얀 훈텔라르와 네덜란드 통산 득점 공동 2위다. 네덜란드 최다 득점자인 로빈 판 페르시(50골)의 기록까지 8골만을 남겨뒀다. 올시즌 바르셀로나에서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됐지만, 지난 2년간 A매치에서 21골을 터뜨렸다.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훨훨 난다.
A매치 7경기 연속 무실점 중인 에콰도르의 단단한 수비를 뚫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에콰도르 수비는 레버쿠젠 소속의 피에르 인카피에, 브라이턴 소속의 페르비스 에스투피난 등 빅리거로 구성됐다.
에콰도르에도 데파이 유형의 공격수가 있다. 바로 에네르 발렌시아다. 지난시즌 페네르바체에서 김민재와 함께 뛰었던 발렌시아는 개최국 카타르와의 개막전에서 전반 16분과 31분 홀로 연속골을 넣으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발렌시아는 A매치 75경기에서 37골을 넣으며 이미 에콰도르 최다골 득점자로 등극한 상태다. 발렌시아의 경쟁자는 발렌시아 본인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에콰도르는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8년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랐다. 두 대회에서 4경기에 나서 5골을 넣었는데, 그 5골을 모두 발렌시아가 작성했다.
FIFA랭킹 11위인 네덜란드가 44위인 에콰도르에 '이변'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선 누구보다 발렌시아를 꽁꽁 묶을 필요가 있다. 주장 버질 반 다이크에게 주어진 특명이다.
두 베테랑 지도자의 지략대결도 지켜보자. 아르헨티나 출신 구스타보 알파로 감독은 올해 60세로, 지도자 경력만 30년째다. 산로렌소, 알아흘리, 티그레, 후라칸, 보카 주니어스 등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팀을 경험했다. 2020년 부임한 에콰도르에 월드컵 티켓을 선물하며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판할 감독은 알파로 감독보다 11살 더 많다. 1990년대 아약스의 전성기를 이끈 판할 감독은 2000~2001년, 2012~2014년에 이어 지난해 3번째로 '오렌지군단'의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두번째로 네덜란드를 이끌고 월드컵 무대에 나섰다. 경험면에선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사령탑 중 누구도 따라올 자가 없다.
놀랍게도 이번 맞대결은 네덜란드와 에콰도르의 역사상 첫 A매치다. 과연 누가 웃을까.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