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이얀(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이강인(21·마요르카)을 둘러싼 장막이 걷혔다.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이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그는 24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후반 29분 나상호 대신 교체투입됐다. 사실 출전 여부를 놓고 전망은 밝지 않았다.
이강인은 지난 9월, 1년6개월 만에 벤투호에 재승선했다. 그러나 두 경기에서 단 1초도 소화하지 못했다. 최종엔트리 승선도 불투명했다.
'막내'지만 '막내'같지 않은 이강인은 '큰 무대'를 즐겼다. 특유의 드리블 능력을 앞세워 상대 진영을 파고 들었다. 강력한 슈팅도 날렸다. 패스의 질도 달랐다.
후반 종료 직전에는 레알 마드리드의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도발했다. 이강인을 향해 강력한 태클을 한 후 '포효'했다. 뜬금없는 반응이었지만 이강인의 '가치'를 실감케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도 기대치가 분명 있었다. 그는 "이강인은 스피드를 살린 패스와 돌파 능력이 좋다. 특히 압박이 들어왔을 때 그런 면모를 잘 드러내는 역량이 있다. 훈련에서도 그것이 드러났다. 수비시에도 좋은 면모를 보여줬다. 그래서 교체선수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는 사실 팀의 노력보다는 개개인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난 팀의 성과를 책임진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이강인도 후련했다. 그는 "경기력은 좋았던 것 같다. 처음부터 꼭 승리하겠다는 마음으로 들어갔는데, 조금 아쉽기도 하다"며 "항상 준비하고 있었다. 경기를 뛰든 못 뛰든 기회가 온다면 팀에 최대한 도움이 되려 한다. 이렇게 뛸 수 있게 돼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발베르데의 도발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한 이강인은 "감독님께서 수비할 때 너무 많이 쳐지지는 말라고 하셨다. 또 공을 잡았을 때는 제가 가지고 있는 걸 보여달라고도 하셨다"고 했다.
이강인은 또 28일 가나전에선 골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결국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긴다. 다음 경기에는 꼭 득점이 나와서 승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알라이얀(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