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메츠는 맥스 슈어저와 원투 펀치를 이룰 '짝'으로 거물급 FA 선발 한 명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제이콥 디그롬이 FA를 선언한 뒤 양측 협상에 이렇다 할 진척이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메츠는 디그롬과의 재계약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실패할 경우 저스틴 벌랜더로 방향을 돌릴 것이란 전망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디 애슬레틱 켄 로젠탈 기자는 21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 소식통에 따르면, 에이스 디그롬을 잃을 가능성이 있는 메츠 구단은 빈 자리를 채울 후보로 저스틴 벌랜더와 지난 주 화상 회의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벌랜더는 올시즌 18승4패, 평균자책점 1.75의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생애 세 번째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그는 FA 시장에서 여러 명문 구단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잔류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지만, 우승이 목마른 메츠와 같은 빅마켓 구단이 덤벼들고 있는 형국이다. 메츠의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감지된 것이다.
디그롬이 이적한다면 시장에는 벌랜더 만한 대안이 사실 없다. 슈어저와 벌랜더의 재결합이 8년 만에 이뤄질 수 있다. 둘은 2010~2014년까지 5년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원투 펀치로 한솥밥을 먹었다. 내년이면 벌랜더는 40세, 슈어저는 39세가 된다. 메츠로선 역대 최고령, 최강의 1,2선발을 거느린다는 게 나쁘지 않다.
관건은 결국 디그롬의 이적 여부다. 디그롬은 지난 3월 스프링캠프에서 "시즌이 끝나면 옵트아웃을 행사하겠다"고 선언했다. 어깨를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오른 4월과 복귀를 앞둔 7월에도 "입장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과의 연장계약을 "올시즌을 지켜본 뒤 생각하겠다"고 한 스티브 코헨 구단주의 차가운 발언과 연평균 4333만달러에 3년 계약을 한 슈어저의 몸값이 디그롬의 자존심을 건드렸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지난 8월 초 복귀 이후 11경기에서 64⅓이닝을 소화해 5승4패, 평균자책점 3.08, 102탈삼진을 올린 디그롬은 직구 구속 최고 101.7마일, 평균 98.9마일을 찍었다. 자신있게 옵트아웃을 선언한 이유가 성적과 수치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그런데 디그롬이 메츠 잔류를 원한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끈다. 뉴욕포스트는 이날 '오퍼에 큰 차이가 없다면 디그롬은 메츠와 재계약을 더 원할 것'이라며 '메츠는 4~5년 계약보다는 투구 내용에 따라 인센티브가 지급되고 옵션이 시행되는 짧은 계약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느 팀이든 3년 계약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메츠가 '돈'으로 자존심을 살려준다면 디그롬의 서운함은 풀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메이저리그 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이날 '디그롬이 엄청난 규모의 평균 연봉을 받는다면 고위험 고수익 FA임은 맞지만, 빅마켓 구단들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는 디그롬의 계약 규모를 3년 1억3500만달러, 연평균 역대 최고인 4500만달러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고 했다.
벌랜더도 그렇듯, 디그롬 역시 우승 전력이 되는지가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다. 올해 101승을 거둔 메츠는 여전히 우승 후보다. CBS스포츠는 이날 디그롬의 예상 행선지 순위를 매기며 '결국 메츠가 논리적으로나 전력적으로 디그롬을 품에 안을 유력한 팀이다. 디그롬이 메츠에서 은퇴한다면 톰 시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프랜차이즈 투수가 될 것'이라며 1위로 꼽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