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르(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21일(한국시각) 카타르 알코르의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개막전.
시작 3분 만에 카타르 골망이 출렁였다. 프리킥 상황에서 골키퍼가 제대로 볼을 처리하지 못했고, 흐른 볼을 펠릭스 토레스가 하프 발리로 연결했다. 크로스 처럼 된 볼을 '에콰도르의 캡틴' 에네르 발렌시아가 뛰어들며 헤더로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 첫 골. 하지만 VAR(비디오판독)실과 교신하던 주심은 이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취재진은 일순간 술렁였다. 느린 장면으로는 도저히 오프사이드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 '개최국을 도와주려는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후 영상이 공개되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득점에 앞서 에스트라다의 발끝이 미세하게 카타르 수비수 보다 앞서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가동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OAT)'의 힘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판정 시비를 없애기 위해 많은 축구 과학을 도입하고 있는데, 논란의 중심에 있던 오프사이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을 꺼냈다. 반자동 시스템이 먼저 오프사이드를 확인해 이를 심판들에게 전달, 더 정확하고 빠르게 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 과정은 이렇다. 경기장 지붕 아래에 설치된 12개의 추적 카메라가 공과 그라운드 위 모든 선수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읽고, 오프사이드 상황이 전개되면 곧바로 VAR 심판실에 알린다. 추적 카메라는 각 선수의 관절 움직임을 29개의 데이터 포인트로 나눠 인식하며, 선수가 어떤 몸동작을 하고 있는지를 초당 50회 빈도로 읽어낸다. 또 이번 월드컵 공인구인 '알릴라' 안에는 관성측정센서(IMU)가 장착돼 초당 500회 빈도로 공의 움직임을 VAR실로 전송한다. 70초 내에 오프사이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발렌시아는 이날 멀티골을 기록했는데,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의 '매의 눈'에 의해 해트트릭이 아쉽게 무산됐다.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은 벤투호 입장에서 유념할 필요가 있다.
알코르(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