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로봇수술이 절개수술보다 갑상선 수술 중 부갑상선 보존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로써 수술 후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저칼슘혈증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백세현 이대서울병원 유방센터장(외과), 권형주 이대여성암병원 갑상선암센터장(외과), 강경호 이대서울병원 갑상선센터장(외과)은 공동 연구를 통해 국내 갑상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바바(BABA) 로봇 갑상선 절제술 수술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갑상선암에서 로봇수술은 초기에 크기가 작고 주위 림프절 전이가 없는 갑상선 미세 유두암에서 시행되다가 적용 범위가 확대돼 2㎝ 이상의 크기나 주위 피막 전이가 있거나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에도 시도된다.
바바 로봇수술의 바바(BABA)는 'Bilateral Axillo-Breast Approach'의 약자로 양쪽 겨드랑이와 유륜에 1㎝ 정도의 구멍 4개를 만들어 로봇 팔, 카메라를 몸속으로 넣어 암 세포를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다른 수술과 달리 눈에 보이는 큰 절개가 없이도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의 절개수술보다도 안전하고 세밀한 수술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부족하다.
이에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절개수술과 로봇수술을 통해 갑상선암 제거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권형주 이대여성암병원 갑상선암센터장은 연령, 성별, 몸무게, 종양 크기와 합병증 비율을 접목해 수술 결과를 성향점수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이라는 통계분석 방법을 통해 분석했다.
그 결과, 로봇수술을 시행한 환자들은 갑상선암 수술 합병증인 '일시적 부갑상선 기능저하증' 빈도가 줄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지만 '일시적 성대마비' 발생도 감소했다. 이밖에 수술 후 출혈, 상처 감염과 같은 다른 합병증 발생률은 외과 수술과 로봇수술 모두 유사했다.
수술의 완벽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획득된 림프절의 개수와 serum-stimulated Tg 값도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로봇수술이 수술을 위한 준비 절차로 인해 수술 시간이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세현 이대서울병원 유방센터장은 "갑상선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주된 합병증인 부갑상선기능저하와 성대마비는 일시적으로 발생해도 환자에게 많은 불편감을 줄 수 있는데, 로봇 수술 시 발생률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번 결과를 통해 갑상선 암에서 로봇수술이 미용적 효과가 뛰어난 것은 물론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 수술법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이자 대상 환자들의 수술을 집도한 강경호 이대서울병원 갑상선센터장은 "로봇 수술 경험이 풍부한 숙련된 갑상선 수술자는 갑상선암 로봇 수술을 안전하고 확실하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빈치 로봇의 확대된 시야와 로봇 수술기구의 정교한 움직임을 통해 수술 중 부갑상선을 보다 확실하게 보존해 갑상선암 수술 후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저칼슘혈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최근 열린 제18회 세계 내시경 복강경외과 학술대회에서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했으며, 해당 논문은 외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SCI학술지인 SLEPT(Surgical Laparoscopy Endoscopy & Percutaneous Techniques)지에 게재됐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