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이강인(21·레알 마요르카)이 소속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운명의 2주, 남은 것은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 감독의 선택이다.
이강인은 일찌감치 자신의 재능을 폭발했다. 발렌시아 유스로 성장해 각종 기록을 써 내려갔다. 그는 2019년 1월 만 17세327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데뷔했다. 한국 선수 최연소 유럽 5대 리그 출전 기록이다. 만 19세207일이던 2020년 9월에는 레반테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2도움을 배달했다. 21세기 이후 발렌시아 정규리그 한 경기에서 도움 2개를 기록한 최연소 선수로 남았다. 201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선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환희 뒤 그림자도 있었다. 그는 한때 발렌시아 내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한때 그와 한솥밥을 먹었던 페란 토레스(FC바르셀로나)가 "나와 이강인은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이 경질된 원흉으로 몰렸다. 구단주는 발렌시아 유스 출신 활용을 원했지만, 감독이 이를 따르지 않아 경질됐다는 이유다. 이강인은 매우 힘들고 외로운 시간을 보냈다"고 폭로했다. 이강인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자연스레 A대표팀에서도 멀어졌다.
달라졌다. 이강인은 2021~2022시즌을 앞두고 10년 정든 발렌시아를 떠나 마요르카에 합류했다. 적응기를 거쳐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다만, 시즌 막판 변수가 있었다. 코로나19, 감독 교체 등으로 주춤했다. 올 시즌은 확실히 이강인의 편이다. 그는 팀의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1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교체 출전은 딱 한 번이다. 그는 벌써 2골-3도움을 기록하며 펄펄 날고 있다.
한 가지 풀지 못한 숙제가 있다. 이강인은 올 시즌을 앞두고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향한 꿈을 내비쳤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앞세워 지난 9월 A대표팀에 복귀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강인은 단 1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그는 "소속팀에 돌아가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약속대로 이강인은 소속팀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A매치 뒤 5경기에 출전했다. 독감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투혼을 발휘했다. 사비 에르난데스 FC바르셀로나 감독도 그의 재능을 칭찬했다. 지난 23일에는 발렌시아를 상대로 결승골을 폭발하기도 했다. 경기 MOM은 물론, 11라운드 리그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스페인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 이강인을 눈여겨 보고 있다.
'벤투호'는 11월 12일 카타르로 향할 최종 명단을 발표한다. 선수들은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결전지로 향한다. 이제 이강인에게 남은 시간은 딱 2주다. 이강인은 29일 에스파뇰과의 홈경기에서 다시 한 번 '재능'을 뽐낸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