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전하나 시티즌에 승강 플레이오프(PO)는 '눈물'이었다. 2021시즌 정규리그를 3위 대전은 K리그2 준PO에서 4위 전남 드래곤즈와 0대0 무승부, PO에서 FC안양에 3대1 승리를 거두며 승강PO까지 올랐다. 기세를 탄 대전은 강원FC와의 승강PO 1차전에서 1대0 승리를 거두며 승격 문턱까지 갔다. 하지만 마지막 2차전에서 1대4 대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거짓말처럼 5분 동안 3골을 얻어터지며 자멸했다.
반면 김천 상무에 승강PO는 '환희'였다. 두 번의 승강PO에서 모두 웃었다. 승강제가 처음 도입된 2013년 K리그 챌린지(2부·현 K리그2) 1위였던 당시 상주 상무는 K리그 클래식(1부·현 K리그1) 12위 강원을 꺾고 K리그2 최초의 승격팀이 됐다. 2017년에는 반대였다. K리그1에 있던 상무는 K리그2 부산을 상대로 승부차기 끝 승리하며 잔류했다. 승강제 실시 후 처음으로 1부 팀이 잔류에 성공하는 역사를 썼다.
상반된 기억의 두 팀이 올해 승강PO에서 만난다. 대전과 김천은 2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승강 PO 1차전을 치른다. K리그1 보다 리그를 먼저 마친 대전은 김천쪽으로 가닥을 잡고 승강PO를 준비해왔다. 이민성 대전 감독은 지난 대구전에 이어 수원전까지, 두 경기 연속 김천 경기를 직접 현장에서 지켜봤다. 이 감독은 K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포진한 김천의 전력에 경계를 드러냈다. 이 감독은 "누가 상대가 되든 K리그2에서 뛰는 우리 보다 수준이 높은 1부 팀이다. 한 수 아래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은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자랑한다. 대전은 올해 K리그2 최다 득점인 70골을 넣었다. 특히 골결정력이 뛰어나다. 기대득점이 57.90인데, PK와 자책골을 뺀 득점이 62골이다. 올 시즌 기대득점 당 실제 득점이 K리그2에서 가장 높은 1.07이다. 레안드로, 카이저, 윌리안, 마사로 이어지는 K리그1급 외인 진용에 주세종 이현식 이진현 등이 받치는 허리진도 탄탄하다.
승강PO 경험이 풍부한 김태완 김천 감독은 일찌감치 승강PO에 초점을 맞추고 리그를 운영했다. 지난 수원 삼성과의 최종전에서는 권창훈 고승범을 빼는 승부수까지 띄웠다. 전력 공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김 감독은 "수원전에서 보여준 게 전부가 아니다. 실험한 부분이 있었다. 대전만 생각하고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천은 9월에 조규성 정승현 등 국가대표급 자원들이 대거 전역했지만, 신병 체제가 빠르게 자리잡으며 보다 역동적인 축구로 변신했다. 45골로 최다득점 8위에 머물렀지만, 이영재가 중심이 된 허리플레이는 조직적이고 위력적이다.
양 팀 모두 수준급의 공격진을 보유한만큼, 결국 승패는 수비에서 갈릴 공산이 크다. 국대 수비수 조유민(대전)과 박지수(김천)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이번 승강PO는 두 팀에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 첫 판이 중요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