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핫 코너'를 담당하는 한동희(23). 불안한 수비를 보여주지만 내년에도 3루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포스트시즌 희망을 걸었던 롯데는 선발 3루수로 김민수를 선택했다. 한동희가 김민수(24)에 비해 타격 능력은 월등히 좋았으나 당시 수비력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중요한 시기에 결정적 수비 하나가 경기를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한동희를 선발에서 제외한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수비에서 좀 더 나아진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한동희의 3루 수비는 롯데 내야의 불안 요소였다. 부정확한 송구는 팀을 패배로 이끄는 지름길이었다.
3루수로 한동희를 기용하기보다 1루수로 쓰는 게 좋을 수 있다. 2020년 1루수로 130이닝을 소화한 적이 있다. 잠시나마 1루수 출전으로 3루 수비 부담을 덜었는지 135경기 타율 2할7푼8리(461타수 128안타) 17홈런을 터뜨리며 주전으로 거듭났다.
내야 안정화와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다음 시즌 한동희의 1루수 전환은 어떨까. 현실적으로 롯데의 1루수 자리는 포화 상태라서 힘들다. 올 시즌 정 훈(35)을 시작으로 전준우(36) 안치홍(32) 주전급 타자들과 백업 이호연(27) 김민수까지 모두 1루수로 뛴 경험이 있다.
정 훈은 FA 계약이 2년이 남은 상황이다. 전준우 안치홍은 원래 포지션이 각각 좌익수와 2루수지만 이미 구단 계획에 따라 1루수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군 복무 중인 '특급 유망주' 나승엽(20)이 상무에서 주전 1루수로 뛰고 있어 한동희의 포지션 변경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아 보인다.
결국 한동희는 다음 시즌도 3루수로 뛸 가능성이 높다. 5년 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타격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뤘으나 수비는 여전히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다. 올 시즌 데뷔 첫 3할대(3할7리) 타율에 진입하면서 방망이는 증명했다. 이제 수비에서 스스로 가치를 증명해야한다. 내년에는 한동희의 안정된 3루 수비를 볼 수 있을까.이승준 기자 lsj0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