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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월하다뇨" 매직넘버2에도 안심 못한다, SSG의 호시우보[광주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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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수월하다뇨, 아니에요."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의 어조는 단호했다. 단순히 상대를 배려하거나 예의를 차리기 위한 모습은 아니었다.

SSG는 남은 정규시즌 4경기에서 하위권 팀과 줄줄이 만난다. 3일 대전에서 최하위 한화 이글스를 상대한 뒤, 5~6일엔 잠실, 창원에서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를 만난다. 8일엔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4팀 모두 이미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됐거나, 5강 진입 가능성이 난망해진 상황이다. 선두 경쟁 중인 LG가 5위 굳히기를 노리는 KIA 타이거즈와 원정 2연전을 치르는 것과 비교하면 수월한 일정처럼 보인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수월하다뇨, 아니에요"라고 선을 그은 뒤 "예전엔 순위에서 밀려난 팀들이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는 등 잔여 일정을 기회로 삼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엔 대부분의 팀이 순위와 관계 없이 베스트 전력을 가동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SSG를 상대하는 4팀은 오히려 홀가분한 위치다. 3년 연속 최하위가 확정된 한화는 기존 베스트 전력에 퓨처스(2군)에서 육성한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최근 접전 양상의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 베어스도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팀의 저력을 언제든 살릴 수 있는 전력. NC와 삼성은 KIA에 비해 5강 경쟁에서 열세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총력전 체제를 가동할 수밖에 없다. SSG 입장에선 이들 모두 승리를 위해선 출혈이 불가피한 상대다.

이미 SSG 마운드는 총력전에 들어간 지 오래다. 김 감독은 "지금은 매 경기가 중요하다. 일반적인 페넌트레이스와는 다르다. 불펜의 경우 매번 타이트한 상황에 경기에 나서다 보니 피로가 누적되면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선수들도 경기의 중요성을 알고 던지고 있다"며 "지금은 (상대 전력, 위치와 관계 없이) 일단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SG는 1일 광주 KIA전에서 9회초 오태곤의 결승타를 토대로 3대2로 이겼다. 이날 LG 트윈스가 NC 다이노스에 패하면서 페넌트레이스 우승 매직넘버는 4에서 2로 줄었다. SSG는 이르면 오는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페넌트레이스 우승 및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을 수도 있다. 절정의 순간에도 안심하지 않고 승리 만을 바라보는 SSG의 모습은 호시우보(虎視牛步·범처럼 노려보고 소처럼 걷는다. 예리한 통찰력으로 꿰뚫어 보며 성실하고 신중하게 행동함)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