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그라운드에서 공을 가지고 상대와 싸워야 할 축구 선수가 전쟁터에 끌려가게 됐다. 러시아 출신으로 에버턴에서 활약했던 디니야르 빌랴레치노프(37)가 군에 징집돼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될 전망이다.
영국 대중매체 더 선은 28일(한국시각) 비극적인 소식을 전했다. 에버튼에서 2009년 8월부터 2012년 1월까지 활약했던 러시아 출신 미드필더 빌랴레치노프가 군대에 징집됐다는 소식이다. 빌랴레치노프는 현재 러시아 루빈 카잔 소속이다. 황인범이 루빈 카잔 시절 함께 뛰었던 동료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군에 차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체는 RIA 노보스티와 인터뷰한 아버지의 인터뷰를 인용해 빌랴레치노프의 징집 소식을 전했다. 그의 아버지인 리나트 빌랴레치노프는 "아들이 징집영장을 받은 게 사실이다. 감정을 추스르기 어렵다. 비록 아들이 군복무를 한 적이 있지만, 그것은 스포츠 분야에 국한된 것이었다. 실제 군대에 있던 건 아니다. 그리고 벌써 19년 전 일이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대표팀의 일원으로 유로2008에서 3위를 차지하는 데 공헌한 빌랴레치노프는 과거 일종의 대체복무 이력 때문에 군대에 소집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이 소집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빌랴레치노프가 과거 복무 이력이 있지만, 스포츠 영역에서 활동했고 무엇보다 35세까지로 정해져 있는 징집 연령에서도 이미 벗어났기 때문.
그러나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러시아 정세 때문에 이런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전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지난 21일부터 자국민에 대한 군대 징집을 명령했기 때문이다. 빌랴레치노프는 축구장이 아니라 전쟁터로 나가게 됐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