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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FA가 쏟아진다…10년 안방 바꿀 '마지막 기회'가 왔다 [SC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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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좋은 선배만큼 좋은 교과서가 있을까요?"

올 시즌을 마치면 '역대급 포수 FA 전쟁'이 펼쳐진다. 2019년 시즌을 앞두고 NC 다이노스와 4년 총액 120억원에 계약한 양의지를 비롯해 박세혁(두산) 유강남(LG) 박동원(KIA) 이재원(SSG) 등 각 팀의 주축 포수가 모두 FA 자격을 얻는다.

최대어는 단연 양의지. 포수로서 투수를 이끄는 능력이 뛰어나고, 3할 가까운 타율과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는 공격력까지 갖췄다. 벌써 올 시즌을 마치면 몇몇 구단에서 영입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기 시작했다.

양의지 외에도 모두 각 팀의 주전 안방마님으로 활약하고 있는 만큼, 원 소속팀 역시 이들 잔류에 힘을 쏟을 예정. 그러나 차세대 포수 육성이 필요한 구단들에게도 이들은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한 관계자는 "포지션을 키울 때 무작정 기용해서 키우기보다는 위에 배울 수 있는 선배가 있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포수 포지션은 생각할 부분이 많다. 포수를 육성하기 위해서 단순히 어린 포수를 경기에 투입하는 건 성장에 위험 요소가 많다. 좋은 선배를 둬야 후배 포수도 그만큼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수의 경우 야수로서의 능력은 물론 투수와 볼배합을 하는 등 경기를 풀어가는 만큼 경험이 중요하다. 직접 부딪치고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도 있지만, 경험이 풍부한 선배 포수는 이들이 성장을 앞당길 수 있다.

최고의 포수로 성장한 선수들에게는 좋은 포수가 함께 했다. 꾸준히 좋은 포수를 배출해내면서 '포수 왕국'으로 불렸던 두산에서 프로 생활을 입단한 양의지는 "아무래도 좋은 코치님을 만나서 배운 것도 많지만, 소소한 팁이나 이런 건 선배들의 영향을 받은 것이 크다"고 밝혔다.

양의지와 함께 뛰었던 박세혁은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로 성장했다. 박세혁은 "한국시리즈나 이런 큰 무대에서 (양)의지 형의 백업으로 한 경기씩 나갔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또 의지 형의 경우 '왜 그렇게 볼 배합을 했나'라고 물어보면서 생각할 시간을 줬다"고 설명했다. 양의지의 노하우를 흡수한 박세혁은 양의지가 떠난 2019년 팀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NC에서 양의지와 뛰기 시작한 박대온 역시 성장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 그는 "(양)의지 선배님은 KBO에서 가장 볼 배합을 잘하는 포수다. 중요한 상황에서 볼 배합을 어떻게 가져가는지 수시로 물어보고 배울 수 있다"리며 "내가 포수로 나갔을 때도 선배님이 바로 조언해주시는 경우도 많다. 수비에서 기술적인 부분도 많이 물어본다. 투수와의 호흡에서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지 조언을 해주신다"고 말했다. 다만, 최고의 선수와 함께 뛰는 부담도 있다. 그는"부담감도 수반한다. 최고의 포수와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는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설명했다.

양의지 뿐 아니라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에게는 좋은 선배가 스승이 됐다. 강민호(삼성)는 "코치님도 장점이 있겠지만, 선배들에게 배우는 것도 크다. 당장 현장 느낌이 많이 반영되기 때문"이라며 "최기문 코치님꼐서 현역에 있을 때 많은 것을 알려주셨다. 최 코치님께서 기본기를 많이 강조하셨다. 시간이 지나 보니 화려한 것보다는 기본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깨달았다. 최 코치님 뿐 아니라 대선배님들의 경기를 보면서 많이 배었다"고 이야기했다. 박동원(KIA) 또한 "신인 ‹š (허)도환이 형에게 많이 물어본 것이 도움이 됐다"라며 "아무래도 대화를 하면서 서로 맞춰보는 효과도 있는 거 같다"고 밝혔다.

육성선수로 시작해 어느덧 신인들의 '포수 롤모델'로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이지영(키움)은 "나는 신인 때 진갑용이라는 좋은 교본이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됐다"라며 "다른 점을 보면서 연습할 때와는 또 다른 걸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대어급 포수 FA가 쏟아지는 만큼, 당분간 경험 많고 유능한 포수 FA를 외부에서 영입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구단으로서는 빠르게 계산기를 돌릴 때가 왔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