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텐하흐가 펩이나 클롭보다 나은 점이 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미드필더로 꼽히는 폴 스콜스가 한 말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지휘했던 알렉스 퍼거슨이 떠난 뒤 프리미어리그는 펩 과르디올라(맨체스터 시티)와 위르겐 클롭(리버풀)이 양분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적인 명장인 이 둘에게 대적할 감독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신입생' 에릭 텐하흐가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름값이라면 지난해부터 토트넘 핫스퍼를 맡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뒤지지 않지만 그는 언급되지 않았다.
영국 '미러'가 5일(한국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스콜스는 '유연함'을 텐하흐의 장점으로 꼽았다. 보통 감독은 자신의 전술에 선수들을 맞추지만 텐하흐는 선수들에게 적합한 전술을 찾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텐하흐는 맨유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명가 부활'을 위해 야심차게 데려온 감독이다. 텐하흐는 아약스를 네덜란드 최강 클럽으로 부활시켜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텐하흐는 개막 2연패로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지만 재빨리 팀을 수습, 4연승 대반전을 이룩했다.
스콜스는 "현재 맨유 스쿼드는 텐하흐가 원하는 경기 방식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텐하흐는 이 선수들을 데리고 경기에서 이기는 방법을 찾았다"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맨유의 이적시장은 텐하흐가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텐하흐가 1순위 타깃으로 찍은 미드필더 프렝키 데 용(FC 바르셀로나) 영입에 실패했다.
스콜스는 "우리는 항상 철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르테타(아르테타)도 고집을 부리고 과르디올라도 고집을 부리고 클롭도 고집을 부린다. 하지만 텐하흐는 자기가 하려던 일에서 멀리 왔다. 그래서 그의 공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연함을 앞세운 텐하흐가 펩과 클롭의 양강 구도를 박살낼 유일한 대항마라는 평가로 풀이된다. 아르테타는 물론 토마스 투헬(첼시)이나 콘테보다 낫다는 뜻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텐하흐는 1, 2라운드 실패를 딛고 간결한 역습 축구를 구사하며 4연승을 질주했다. 그가 원하는 축구는 아닐지라도 여건을 갖추지 못한 이상 응급처치라도 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텐하흐는 "우리 프로세스는 이제 출발이다.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물론 투자가 필요하다. 트로피를 따려면 더 나아져야 한다. 우리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 과정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