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단 한 개의 안타였지만, 그 누구보다 빛난 한방이었다. 은퇴 시즌에도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의 스타성은 시들긴 커녕 더욱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회 터진 이대호의 결승 만루홈런을 앞세워 8대3 승리를 거뒀다.
롯데는 선발 나균안의 6이닝 2실점 안정된 투구와 이대호의 결승 만루포를 앞세워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이날 LG 트윈스에 패한 5위 KIA 타이거즈에 4경기 차이로 따라붙었다.
지난 24일 NC 다이노스전, 1-0으로 앞선 9회초 대타로 등장해 쐐기포를 쏘아올렸던 이대호다. 이날은 1-1로 맞선 3회초 1사 만루였다. '사직몬스터'의 좌측 담장을 까마득히 넘겼다.
이대호는 평소답지 않은 격앙된 홈런 세리머니로 홈팬들을 더욱 기쁘게 했다. 특유의 부드러운 스윙으로 가볍게 걷어올린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타구였다. 몇걸음 걷던 이대호는 홈런이 확정된 순간 배트를 머리 뒤로 집어던진 뒤 양팔을 만세하듯 번쩍 들어올리며 뜨겁게 환호했다.
롯데는 3회초 김지찬에게 기습번트 적시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지만, 이어진 무사 만루 위기를 나균안이 실점 없이 삼진 삼진 내야 뜬공으로 틀어막아 분위기를 바꿨다. 곧바로 3회말 공격에서 렉스의 적시타, 그리고 이대호의 홈런으로 5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승부를 뒤집었다.
5회초 강민호에게 반격의 솔로포를 허용했지만, 6회말 1사 2,3루에서 대타 한동희의 3루 땅볼 때 삼성 3루수 강한울의 치명적인 실책으로 2점을 추가했다. 이어 렉스의 적시타까지 더해지며 8-2. 사실상 이날 승부가 갈린 순간이었다.
이후 삼성의 거센 반격을 김유영-문경찬의 계투진이 1실점으로 버텨내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나균안은 시즌 3승째를 달성했다. 이대호 외에도 렉스가 2안타 2타점, 고승민이 2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