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사령탑이 1군 엔트리 말소를 결정했는데, 선수 본인의 의사로 취소했다. KBO리그에서 무척 보기드문 일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젊은 에이스' 원태인(22)이 그 주인공이다.
원태인은 지난 18일 한화 이글스전 2회 종아리에 강한 타구를 맞았다. 애써 아픔을 참고 5회를 마쳤다.
박진만 삼성 감독대행은 당시 원태인의 상태에 대해 "걷는게 엄청 불편할 정도였다. 그런 부상이 생기면 보통 다음날에는 더 안 좋아진다. 그래서 말소를 결정했다. 그런데 다음날 보니 오히려 좋아졌더라"면서 "젊고 의욕적이고, 선발투수로서의 책임감도 강하다. (뷰캐넌이 빠지면서)우리 로테이션이 어려운 상황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풀타임 선발을 한시즌 치르면서 한단계 성숙해졌고, 원태인이 등판하는 날 팀 공격력도 한층 강해진다는 평.
박 대행은 "작년엔 운영이 좀 미숙했고, 경기 초반엔 맞춰잡기에 주력했다. 올해는 달라졌다. 초반부터 힘으로 타자를 압박하는 모습이 좋다. 투수가 적극적으로 던지면 수비진 집중력도 좋아지고, 자연스럽게 공격력으로도 연결된다. 선수들이 많이 지칠 시기인데 템포가 빠르니까…그래서 올해는 원태인이 점수를 줘도 타선이 갚아주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타선이 초반에 선취점을 따면서 상대적으로 편하게 던진 부분도 있다는 것. 박 대행은 원태인이 5점을 내주긴 했지만, 투구수와 체력 관리를 잘하면서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를 정도였던 만큼 선발투수로서 자기 역할을 다했다고 봤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