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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진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았다…레전드도 반한 '진짜' 김연경 키드 [SC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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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천하의 '블로퀸'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았다. 사령탑도 "기대 이상"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20세 미들블로커 유망주. 오세연(20)이 새 시즌에는 웜업존이 아닌 코트를 주 무대로 누빌 수 있을까.

유망주의 산실인 컵대회(2022 순천 도드람컵)가 낳은 기대주다. MVP 문지윤(22), 라이징스타 권민지(21)와 함께 GS칼텍스의 2년만의 우승을 이끌었다.

문지윤과 권민지가 양 날개에서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다면, 오세연은 미들블로커로서 중앙을 책임졌다. 1m80으로 포지션 대비 큰 신장은 아니지만, 긴 팔과 뛰어난 점프력이 장점.

조별리그 흥국생명전에는 '배구여제' 김연경을 가로막은 것을 포함 12득점(6블록), '블로퀸' 양효진의 현대건설과의 준결승전에서도 10득점(4블록)을 따냈다.

특히 양효진과 대등한 네트 위 접전을 거듭해 박미희 해설위원으로부터 "어린 선수가 양효진 앞인데도 주눅들지 않는다"는 찬사를 받았다. 여자배구 레전드인 박 위원의 현역 시절 포지션이 다름아닌 미들블로커다. 이날 양효진은 10득점, 공격 성공률 24%에 그치며 평소 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6전전패(컵대회 포함)의 굴욕을 안겼던 천적을 격파할 수 있었다.

신인 드래프트 당시 차상현 감독이 2라운드 전체 6순위로 지명한 원석이다. 프로 선수로는 매우 늦은 고등학교 1학년때 배구에 입문, 구력이 5년여에 불과하다. 2016 리우올림픽 당시 김연경을 보고 배구를 하기로 결심한 '찐' 김연경 키드다. 실전 경험 자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

다만 기록을 떠나 집중력이 좋고, 실전에 강한 대담함도 갖췄다는 평. 아직 이동공격이나 팀원들과의 거리 조절 등 코트내 움직임은 부족하지만, 적어도 블로킹 등 중앙 네트 앞 싸움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김연경이나 양효진 같은 레전드들 상대로 당황하거나 주눅드는 모습없이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과시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제 20세의 유망주로서 바랄 나위없는 성장세.

미들 블로커 포지션은 오랫동안 GS칼텍스의 약점으로 꼽혀왔다. 오세연이 한수지 김유리 문명화 등 선배들의 틈바구니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차상현 감독은 "오세연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구력은 짧지만 운동신경이 정말 좋다. 아직 보여줄게 많다"면서 "지금은 앞선에서만 활용하고 있는데, 정규시즌까지 남은 시간 동안 뒷선에서도 뛸 수 있도록 활용 폭을 넓혀 더 좋은 선수로 만들어보겠다. 주전급으로 올라설 수 있는 선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