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토종 에이스의 가능성을 봤다.
GS칼텍스는 20일 순천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도드람컵 결승전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완승, 팀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리그 최다 기록이다.
대회 MVP는 준결승에서 22득점, 결승에서 17득점을 몰아친 문지윤이 차지했다. 적장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조차 "문지윤은 블로킹은 포기하고 수비 위치만 잡으라고 했다. 그런데 그것도 안되더라"며 탄식할만한 위력을 과시했다. 2명 3명 블로킹을 서도 뚫어버리는 파워가 인상적이었다.
경기 후 만난 문지윤은 "아직 얼떨떨하다. 긴장된다"고 운을 뗐다.
문지윤의 포지션은 아포짓(라이트)이다. 모마와 러츠를 비롯해 매년 만나게될 외국인 선수들의 포지션이다.
때문에 그간 웜업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문지윤은 "이번 대회를 통해 내가 얼마나 잘할수 있는지 알게 됐다. 자신감을 찾았다"며 웃었다.
과거에는 플레잉타임을 받기 위해 미들블로커로 뛴 적도 있다. 문지윤은 "그때보다 지금이 시야가 훨씬 잘 보인다"고 강조했다.
차상현 감독은 문지윤의 성장 방향에 대해 "결국 외국인 선수와 함께 뛰려면 리시브가 돼야한다. 강도높게 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문지윤은 "감독님은 웨이트 무게도 엄청나게 치라고 하시고, 훈련 횟수도 많다. 못 이겨내면 호통을 친다. 볼 운동을 할 때는 숨쉴 시간이 없다"며 한숨을 쉰 뒤 "그 힘든걸 이겨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소휘는 과거 차 감독의 훈련량에 대해 "미친개 훈련"이라며 혀를 내두른 적이 있다. 문지윤은 잠시 당황하더니 "가끔 보면 맞는 말 같다"며 웃었다. '도망가고 싶진 않았나'라는 말에는 "도망가면 벌금 내야하기 때문에…"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번 대회 GS칼텍스는 문지윤 외에도 유서언 권민지 오세연으로 이어지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함께 하나가 되어 소리지르고 분위기를 띄운 덕분에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
"항상 꾸준하게 열심히 연습하겠다. 그러다보면 기회도 많이 생기지 않을까. 외국인 선수가 힘들 때 내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
순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