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포스트 존 헤이먼 기자는 지난 13일(한국시각) '오타니 쇼헤이가 2024년 FA 시장에서 역사상 최초로 연봉 5000만달러 계약을 요구할 것'이라며 '그는 자신의 엄청난 활약상에 대해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 선수가 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긴다. 타격과 투구, 마케팅 세 분야에서 최정상급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오타니의 이러한 야망은 소속팀 LA 에인절스에서는 이루기 어렵다. 지난 3일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LA 다저스 등 부자 구단들이 오타니 트레이드를 문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내년 시즌 후 FA 시장에서 오타니를 두고 여러 구단들이 쟁탈전을 벌일 것이란 암시나 다름없다.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는 오타니가 평균 연봉 5000만달러를 목표로 FA 시장 공략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 헤이먼 기자의 관측이다.
평균 연봉 최고액은 뉴욕 메츠 맥스 슈어저가 갖고 있다. 지난 겨울 3년 1억3000만달러에 계약하면서 연평균 4333만달러를 받기로 했다. 역대 최초의 4000만달러대 연봉이다. 이를 오타니가 깰 것이라는 예상은 작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ESPN 제프 파산 기자는 최근 '오타니의 몸값은 슈어저와 맷 올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올해 연봉을 합친 6400만달러가 논리적으로 맞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올시즌 투수로는 슈어저, 타자로는 올슨과 성적이 비슷하다는 설명을 달았다. 슈어저의 연봉과 올슨의 연봉 2100만달러를 합쳐 6400만달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듯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만한 돈을 줄 구단은 없다.
오타니 몸값을 장황하게 얘기한 것은 향후 4년 연속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초특급 계약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오타니 계약이고, 다른 셋은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다. 이들 4명이 올해 말부터 매년 FA 시장 최대어로 바통을 이어간다고 보면 된다.
우선 60홈런 시즌이 확실시 되는 저지는 올해 말 FA 시장에서 4억달러 이상의 계약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전 양키스가 제안한 7년 2억1350만달러를 단칼에 거절한 저지는 계약기간 10년에 평균 연봉 4000만달러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한다. 60홈런을 때리고 아메리칸리그 MVP에 오른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저지는 양키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양키스가 잔류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시장에서 오른손 거포 수요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2023년 말 FA 시장에서 오타니의 몸값은 사실 내년 활약상이 결정한다고 봐야 한다. 만약 작년과 올해처럼 별다른 부상없이 투타에서 풀타임 활약한다면 연평균 5000만달러는 꿈이 아닌 게 된다. 다만 계약기간에 대해서는 언제까지 투타 겸업을 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구단들 판단이 작용할텐데, 7~8년 이상은 무리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총액에서 새 역사를 쓸 가능성은 적다는 의미다.
관심의 초점은 2024년 말 FA 시장에 쏠린다. '21세기 테드 윌리엄스'라는 소토가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된다. 그는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되기 전 워싱턴 내셔널스로부터 15년 4억4000만달러 계약을 제안받았다. 스캇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둔 소토의 성에 찰 리 없는 형식적인 의미의 제안이었다. 총액 5억달러가 소토의 목표라는 얘기가 많다. 평균 연봉 4000만달러에 13년 계약을 해도 5억달러를 훌쩍 넘긴다. 1998년 10월생인 소토는 26세에 FA가 된다. 계약기간 15년을 제안하는 팀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 주자는 스타플레이어 2세인 게레로인데, 타격의 정확성과 파워를 모두 갖춘 그의 몸값은 지금 짐작하기는 어렵다. 앞서 세 선수의 계약이 참고가 될텐데, 지금과 같은 기량을 이어간다면 FA가 되는 2025년 말 물가를 고려해 4억달러 정도는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이들 넷의 합계 몸값은 각 4억달러씩만 잡아도 최소 16억달러다.
샌디에이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지난해 초 14년 3억4000만달러의 메가톤급 계약을 한 지 1년 반도 안돼 약물 스캔들로 이미지를 구겼다. 본인은 피부병 치료용이라는 이유를 댔지만, 경기력 향상 목적이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3억~4억달러 규모라면 계약 후 구단도 선수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페타주 사건'이 이들 '빅4' 계약에도 영향을 줄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