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선발 투수가 15승 이상을 거두면 팀내에서 에이스로 올라선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시작된 이후 국내 에이스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고, 국내 투수가 15승 이상 거두는 경우는 드문 일이 됐다. 당연히 한 팀에서 국내 투수가 2명이상 15승을 거두는 일은 손에 꼽을 정도다.
'선발의 팀' KT 위즈가 이 어려운 일에 도전하고 있다. 고영표와 소형준이 도전자들이다.
고영표는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서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9안타 5실점을 하며 팀의 9대5 승리를 이끌고 승리투수가 됐다. 최근 8연승을 달리며 시즌 11승째를 획득. 팀 후배인 소형준과 함께 다승 공동 3위로 올라섰다.
고영표와 소형준이 남은 등판에서 4승씩을 거둬 15승을 채운다면 KT 팀 최초로 국내 투수 동반 15승이 탄생하게 된다. 15승은 역대 KT 국내 투수 한시즌 최다승 신기록이기도 하다.
역대 한 팀에서 15승 이상을 거둔 국내 투수가 2명 이상 배출된 적은 총 19번이었다. 이 중 3명이 나온 경우는 1994년 LG 트윈스(이상훈 18승, 김태원 16승, 정삼흠 15승)와 2000년 현대 유니콘스(정민태 임선동 김수경 18승) 등 두차례 뿐이다.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이강철은 1989년부터 1991년까지 3년 연속 15승 이상을 합작해 에이스 투톱으로 해태의 전성기를 이끌기도 했다.
구단별로는 KIA(해태 포함)가 5회로 가장 많고 삼성과 한화가 4회씩으로 공동 2위에 올라있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국내 투수들의 동반 15승을 잘 볼 수 없게 된 게 사실. 1999년 한화 정민철(18승)-송진우(15승)과 2000년 현대 정민태-임선동-김수경, 2006년 한화 류현진(18승)-문동환(16승), 2016년 두산 유희관-장원준(이상 15승) 등 4차례 뿐이었다.
고영표와 소형준이 나란히 15승 고지에 오른다면 2016년 두산 이후 6년만에 국내 투수 동반 15승을 기록하게 된다.
1위를 달리는 SSG의 경우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가 13승으로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는데 국내 투수는 김광현이 10승, 노경은이 9승에 올라있다. 그런데 노경은의 경우 현재 불펜 투수로 보직을 바꿔 승리 쌓기가 쉽지 않다.
LG의 경우 케이시 켈리(12승)와 아담 플럿코(11승)가 외국인 투수 동반 15승을 노리고 있다.
◇역대 한시즌 국내 투수 동반 15승 이상
2016년=두산 유희관 15승 장원준 15승
2006년=한화 류현진 18승 문동환 16승
2000년년=현대 김수경 18승 임선동 18승 정민태 18승
1999년=한화 정민철 18승 송진우 15승
1996년=한화 구대성 18승 송진우 15승 / 해태 이대진 16승 조계현 16승
1995년=OB 김상진 17승 권명철 15승
1994년=LG 이상훈 18승 김태원 16승 정삼흠 15승
1992년=롯데 염종석 17승 윤학길 17승
1991년=해태 선동열 19승 이강철 15승
1990년=해태 선동열 22승 이강철 16승
1989년=해태 선동열 21승 이강철 15승 / 빙그레 이상군 16승 한희민 16승
1988년=해태 선동열 16승 이상윤 16승
1986년=삼성 김시진 16승 성준15승
1985년=삼성 김시진 25승 김일융 25승
1984년=삼성 김시진 19승 김일융 16승 / MBC 오영일 15승 하기룡 15승
1982년=삼성 권영호 15승 이선희 15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