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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지에 우중혈투, ML 클래스 한 방에 갈렸다[광주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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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오락가락 하는 빗속에서 펼쳐진 치열한 공방전. 추신수의 홈런이 그때 터지지 않았더라면?

SSG 랜더스는 3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3대2로 승리했다. 주말 3연전을 2승1패로 마친 SSG는 2,3위와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리는데 성공했다.

이날 선발 매치업만 보면 타격전이 펼쳐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SSG는 선발 투수가 박종훈이었다. 박종훈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이후 약 1년2개월만에 1군 복귀전을 이날 KIA를 상대로 치렀다. 아직 한계 투구수도 정해져있었다. 박종훈은 최대 60구를 목표로 마운드에 올랐다. 길어야 4이닝 정도를 던질 수 있기 때문에 일찌감치 SSG 불펜이 가동될 전망이었다. 만약 너무 빨리 무너질 경우 불펜 출혈이 큰 경기가 될 수도 있었다.

KIA 선발 투수 임기영 역시 최근 페이스가 썩 좋지 않았다. 결정적일 때 실점하는 경기들이 나오면서 선발승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최근 등판한 4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최근 2경기에서는 각각 5이닝 4실점, 5이닝 3실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더군다나 태풍의 영향을 많은 비가 예고돼있던 상황. 정상 개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양팀 모두 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기 개시를 앞두고 비가 그치면서 예정된 오후 5시에 경기는 시작됐다. 그리고 예상 밖의 속전속결 투수전 양상으로 펼쳐졌다.

초반 KIA가 득점 찬스를 놓치면서 SSG는 박종훈이 3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고, 뒤이어 등판한 오원석도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SSG도 임기영을 상대로 연타를 터뜨리지는 못했지만, 메이저리거 출신 베테랑 타자 추신수의 홈런 한 방으로 승부를 갈랐다. 추신수는 0-0 팽팽하던 5회초 임기영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주자 2명이 베이스에 나가있는 상황에서 터진 큰 점수였다.

7회초 도중 경기가 우천 중단 됐다가 재개되는 변수가 발생하면서, 경기 흐름에도 변화가 생겼다. 점수 차가 크지 않아 심판진도 쉽게 강우콜드를 선언하기 힘들었다. 이런 와중에 4회부터 마운드를 지키고 있던 오원석이 30분간의 중단 끝에 7회에 다시 투구를 이어갔지만, 최근 타격감이 좋은 KIA 주축 타자 박찬호-이창진-나성범에게 3연속 안타를 맞으며 2실점 했다.

그러나 1위의 저력은 그 다음에 발휘됐다. 뒤이어 투입된 최민준이 후속 타자들을 무실점으로 처리하면서 급한 불을 껐고, 8회 KIA의 역전 찬스도 무산시켰다.

결국 우중에 치러진 혈투는 이변 없이 막을 내렸다. 양팀 모두 집중력을 발휘하기 힘든 날씨 변수 속에서도 SSG는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결승타의 주인공은 추신수였다. 최근 저조한 타율 속에서도 가장 결정적인 홈런을 터뜨리면서 팀의 연승을 책임졌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