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스토리가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
지난 1월이었다. K리그2(2부) 입성을 앞둔 고정운 김포FC 감독(56)이 묵직한 출사표를 던졌다. 김포는 K4에서 시작해 K3를 거쳐 올 시즌 K리그2 무대에 합류했다. 쉽지 않은 도전임은 알고 있었다. 스쿼드, 예산 등 무엇 하나 풍족한 것이 없었다. 김포는 기존 선수 14명에 새 선수를 묶어 급히 스쿼드를 꾸렸다. 고 감독은 "다른 팀에서 선택받지 못한 배고픈 선수들을 영입했다. 선수들에게 부탁한 것이 있다. 우리 팀에 와서 마음껏 펼쳐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 판부터 스토리가 쌓였다. 김포는 개막전에서 지난해 K리그1(1부)에서 뛰던 광주FC를 제압했다. 손석용(24)이 프로 데뷔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손석용은 올 시즌 25경기에서 벌써 7골을 넣으며 김포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 중이다. 그동안 아마추어 무대에서만 뛰던 윤민호(27)도 제대로 빛을 발했다. 그는 올 시즌 23경기에서 8골을 넣으며 팀 내 최다 득점을 달리고 있다.
물론 아름다운 얘기만 쌓인 것은 아니다. 김포는 성장통을 겪으며 주춤하기도 했다. 특히 경험 부족에서 나온 '퇴장 변수'는 김포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했다. 비온 뒤 땅은 더욱 단단해졌다. 김포는 힘든 시간을 겪으며 버티는 힘을 길렀다.
김포는 위기를 딛고 또 다른 스토리를 쌓아가고 있다. '만년 유망주' 조향기(30)는 서서히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2015년 서울 이랜드 소속으로 프로에 데뷔한 조향기는 지난 네 시즌 동안(군복무 제외) 31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김포에서 벌써 13경기를 뛰었다. 중요한 순간 득점포까지 묶어 알토란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임대 영입한 22세 이하(U-22) 자원 김종민(21)도 반짝이고 있다. 이 밖에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영입한 '베테랑 수비 듀오' 이규로(34) 황도연(31)도 묵묵히 힘을 보태고 있다.
고 감독은 "우리는 구단 사정상 '굵직한' 선수를 영입할 수 없다. 하지만 선수들이 팀에 맞춰 열심히 해주고 있다. 다들 열심히 해주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김포는 1일 오후 7시30분 서울 이랜드와 '하나원큐 K리그2 2022' 원정 경기를 펼친다. 이번 시즌 김포는 이랜드를 상대로 1무1패다. 고 감독은 "이랜드와의 경기 때마다 변수가 있었다. 잘 준비했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