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마지막 퍼즐'까지 터졌다.
전북 현대의 상승세가 무섭다. 전북은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5라운드에서 1대0 승리를 거뒀다. 전북은 이날 승리로 얻은 게 많다. 일단 8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6승2무의 가파른 기세로 '선두' 울산 현대(승점 50)를 승점 5점차로 추격하고 있다. 제주 징크스도 끊었다. 전북은 2022시즌 앞선 제주와의 2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0대2로 패했다. 패할 때마다 위기론이 가속화됐다. 설욕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홈징크스도 이제 옛말이 되는 분위기다. 2연승 포함, 최근 5경기 홈무패다.
무엇보다 '아픈 손가락'이었던 윙어 문선민이 폭발했다. 후반 16분 교체투입된 문선민은 2분 뒤 김문환의 스루패스를 받아 침착한 오른발슛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문선민의 시즌 마수걸이 득점이었다. 문선민은 시종 활발한 움직임으로 전북의 공격을 이끌었다.
문선민은 전북의 에이스였다. 지난 시즌 후반기 전역 하자마자 맹활약을 펼쳤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마무리 능력을 앞세워 역전 우승의 주역이 됐다. 올 시즌 초반까지도 괜찮았다. 조커로 나선 문선민은 어려울때 마다 팀의 흐름을 바꿔줬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경기력이 떨어졌다. 문선민의 부진 속 전북도 내리막을 탔다.
문선민의 경기력 저하는 본인 탓이 컸다. 문선민은 본업인 축구 외에 '잿밥'에 관심이 많았다. 게임, 유튜브 등에 열중하느라 정작 훈련에는 집중하지 못했다. 훈련에 집중하지 않으니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졌다. 김상식 감독은 팀메이트에게 취침시간을 체크하는 등 관리에 열을 올렸지만, 문선민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김 감독은 칼을 꺼냈다. 출전 시간을 줄였다. 아예 명단에서 빼는 일도 있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방출까지 고려했다. 터닝포인트는 동아시안컵 휴식기였다. 우승을 위해 문선민이 필요한 김 감독은 '밀당'에 나섰다. 김 감독은 "문선민이 능력은 좋은데 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최근 운동에 집중하지 못했다. 2주 동안 많이 혼냈다.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문선민은 마음을 다잡았다. 훈련장에서부터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경기 전 "문선민의 컨디션이 워낙 좋다. 일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을 정도다.
결국 첫 경기만에 '시즌 첫 골'로 결실을 맺었다. 문선민은 특유의 관제탑 세리머니 대신 김 감독에게 달려가 포옹을 했다. 문선민은 "힘든 시기도 있었다. 감독님께서 더 열심히 하라고 특훈도 시켜주셨다. 그런 마음을 담아 포옹했다"고 설명했다.
전북의 장점은 역시 측면을 중심으로 한 공격력이다. 왼쪽에서 바로우가 고군분투했지만, 반대편이 아쉬웠다. 문선민의 가세로 전북의 측면은 전북 다워졌다. 문선민이 지금 같은 경기력을 유지할 경우, 전북의 역전 우승은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그래서 문선민의 부활이 반가운 전북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