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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앞으로' 스파크맨, 퇴출 하루만인 8월1일 출국 확정…흑역사만 남긴 '1선발 허세' [대구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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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 자이언츠가 '짐덩어리 외인' 글렌 스파크맨을 최종 퇴출했다.

롯데 구단은 31일 스파크맨의 퇴출을 발표했다. 이날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1군에서 말소했고, 곧이어 방출을 공식 발표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이날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스파크맨의 말소 배경을 묻는 취재진에게 "방출하기 위해"라고 단언했다. 곧바로 롯데 구단은 스파크맨의 방출을 공식 발표했다.

스파크맨은 이날 경기 전까지 팀과 함께 하고 있었지만, 방출이 발표된 뒤 곧바로 짐을 쌌다. 이날 부산으로 내려가 짐을 챙긴 뒤 하루 뒤인 8월 1일 출국할 예정이다.

너무 늦었지만, 롯데 구단이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시즌 전에는 '1선발 후보'로 거창하게 소개했던 스파크맨이다. 부상 이슈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구위를 지닌 그에 대해 확신이 넘쳤다.

하지만 올해 보여준 모습은 기대와는 크게 동떨어졌다.

개막 전 당한 부상으로 4월 10일에야 뒤늦게 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첫 5경기 중 5이닝을 채운 횟수는 단 1번뿐이었다. 특히 5번째 등판이었던 5월 5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아웃카운트 단 1개도 잡지 못한채 6실점하며 무너진 '어린이날 참사'의 장본인이다.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게 6이닝이다. 19번의 선발등판 중 6번에 불과하다.

완투나 완봉까진 아니더라도, 팀의 연패를 끊어주거나 불펜이 어려울 때 7~8회까지 역투하는 '불꽃' 같은 모습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매경기 고전했고, 수비진의 실책이라도 나오면 기다렸다는 듯 멘털이 흔들리며 무너져내렸다. 제구가 좋지 않아 5이닝 100구 페이스도 예사였다.

당초 롯데 구단은 어린이날 참사 전후 이미 스파크맨의 퇴출을 준비하고 있었다. 교체 외인의 리스트업도 이미 마무리된 상황. 하지만 현장의 요청에 따라 교체를 보류했다. 그 결과는 시즌 내내 팀의 발목을 옭아맨 족쇄로 작용했다.

더욱 문제였던 건 롯데 구단의 믿음만큼이나 강인했던 스파크맨의 쇠고집이었다. 당초 스파크맨은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모두 구사하는 투수로 알려졌다. 스파크맨 역시 캠프 인터뷰에서 "주무기는 직구와 슬라이더지만, 그동안 열심히 익힌 체인지업과 커브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뚜껑을 열고 보니 전혀 달랐다. 150㎞ 초중반의 강력한 직구를 지녔지만, 슬라이더는 밋밋했다. 두 구종 간의 구속 차이도 크지 않아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웠다.

구종 다양화를 요구하는 코치진의 조언에도 2피치만을 고집했다. 5월 중순부터 6월말까지 잠시 '빛'이 찾아온 시기 스파크맨의 가장 큰 변화는 2피치 외의 다른 구종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는 것.

7월부터 스파크맨은 다시 2피치로 돌아갔고, 7월 5경기 2패 평균자책점 6.86의 참혹한 월간 성적을 남기며 퇴출로 직행했다.

일찌감치 퇴출했다면 없었을 흑역사도 추가 생산했다. 스파크맨은 지난 24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등판, 3이닝만에 6실점하며 무너졌다. 이후 불펜 플랜이 꼬인 롯데는 KIA에 무려 26안타 5볼넷 1실책을 묶어 23실점했고, 그 사이 타선도 무득점에 그치면서 KBO리그 역사상 최다 점수차 패배라는 굴욕을 당했다.

롯데가 가을야구를 원한다면 스파크맨을 그냥 두고볼 수 없는 상황. 레전드 이대호의 마지막 시즌임을 감안하면 팬들의 인내심은 이미 폭발한지 오래였다. 스파크맨은 이후 29일 삼성전(3이닝 4실점(2자책))에서도 조기 강판된 뒤 이날 최종 퇴출이 발표됐다.

롯데는 지난 18일 피터스를 방출한뒤 이틀만인 20일 잭 렉스 영입을 발표했다. 이번에도 빠른 영입을 준비중일 수 있다. 서튼 감독은 "대체 선수를 알아보는 중"이라고만 답했다.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에도 외국인 선수가 뛰려면, 오는 8월 15일까지 새 외국인 선수 등록을 완료해야한다.

대구=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