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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연패는 끊었지만' 롯데, 경기 직후 이례적 선수단 미팅소집…필승조 '삐걱삐걱' 위험신호 [대구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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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가까스로 승리는 지켜냈다. 길었던 7연패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남은 시즌 내내 괴로울 숙제가 남았다.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김원중은 하마터면 호된 악몽을 겪을 뻔했다. 긴 연패를 끊는 여유있는 승리가 자칫 자신 때문에 연패로 돌변할 뻔했다.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전. 1회부터 '메가자이언츠포'가 폭발했다. 전준우 이학주의 2점 홈런 포함 7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7득점을 올렸다.

반격에 나선 삼성도 이틀 연속 홈런을 때린 강민호를 중심으로 꾸준한 추격전을 펼쳐 5-9까지 따라붙은 채 9회말이 시작됐다.

롯데 마무리는 김원중. 7-8로 패한 전날 경기에선 9회말 7-7 동점 상황에서, 1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가 실점없이 넘긴 바 있었다.

이날은 그러지 못했다. 2사 1루에서 강민호, 김상수, 김지찬, 김태군에게 잇따라 안타를 허용했다. 무관심 도루와 폭투도 섞였다. 순식간에 리드는 단 1점으로 줄어들었다.

다음 타자는 전날 끝내기의 주인공 김현준. 김원중은 2사 1,3루의 절대적 위기에서 김현준을 2루 땅볼로 막고 힘겹게 승리를 지켰다. 연패를 끊은 기쁨은 크지만, 뒷맛이 씁쓸한 승리였다. 래리 서튼 감독조차 "마지막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할 정도였다.

7~9회를 삭제하던 철벽 필승조의 위엄이 이번주 내내 보이지 않고 있다. 27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3-3 동점에서 구승민이 김인태에게 결승 3점포를 얻어맞았고, 29일엔은 최준용이 난타당하며 4-7로 앞선 경기에서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 10회 끝내기를 맞고 패했다.

여기에 이날 김원중마저 흔들린 것. 3~4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필승조라면, '필승'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한다. 이들을 대체할 1순위 후보인 김도규마저 팔꿈치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된 상황이다.

롯데 선수단은 승리 직후 이례적으로 선수단 미팅을 하며 지난 연패 과정과 이날 경기를 곱씹었다. 연패를 끊었다는데 초점을 맞추려 해도,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는 승리였다.

롯데는 이제 다시 가을야구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반즈와 박세웅이 시즌초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 새 외국인 선수 잭 렉스가 맹타를 휘두르고 있지만, 필승조가 믿음을 주지 못한다면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구=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