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과 원자잿값 상승 영향을 받아 국내 대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월 22일부터 7일 8일까지 매출액 5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 업종의 대기업(100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 영향'을 조사했다.
27일 전경련에 따르면 설문 조사 결과 원자잿값 상승이 경영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87%에 달했다. '영향이 없다'는 답변은 9%, '긍정적 영향' 응답은 4%에 그쳤다.
국제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으로 상반기 대기업의 영업이익은 평균 8.7% 감소했다. 전경련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대다수 기업(93.1%)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지난해 동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폭은 평균 9.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이 -11.8%로 가장 크고 석유화학·제품 -11.6%, 바이오헬스 -11%, 일반기계·선박 -7%, 전기전자 -4.8%, 철강 -4.4% 순이다.
상반기 중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고 밝힌 기업이 49%로 나타난 가운데 하반기에도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제품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기업은 63%에 달했다. 나머지 37%는 제품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제품가격 인상 계획이 있는 기업의 평균 가격 인상 폭은 제조원가 부담의 9.6% 수준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대응책으로는 '원자재 수입 관세 인하'를 꼽은 기업이 42.3%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해외자원개발 지원 등 안정적 원자재 수급처 확보'(36.3%), '정부의 원자재 비축물량 방출'(11.3%), '폐자원 재활용 지원'(5.3%), '원자재 사용 감축 공정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4.0%) 순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국제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해 국내 기업의 매출이 감소하고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주요 원자재에 대한 관세 인하, 법인세 감세 등으로 기업의 비용 부담을 경감시켜주고 해외자원개발 등 원자재 수급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