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중국 엔트리에 A매치 경험이 있는 선수는 4명 뿐이었다. 벤치에도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이 앉았다. U-23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은 중국이 아닌 카타르월드컵과 싸웠다. 코로나19 변수로 월드컵 최종엔트리는 23명에서 26명으로 확대됐다. 동아시안컵 소집 명단에는 J리거 권경원(감바 오사카)을 제외하고 전원이 국내파다.
중앙수비수 조유민(대전)과 수문장 김동준(제주)이 선발 출전으로 첫 선을 보였다. 그러나 상대가 중국이라 이들을 테스트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다만 실수는 옥에 티였다. 전반 30분 김동준이 불필요하게 볼을 늦게 처리한 탓에 상대 선수와 충돌, 위험한 장면을 노출했다. 조유민은 전반 종료 전 김동준과 호흡이 맞지 않아 백패스가 매끄럽지 않았다.
교체투입된 고영준(포항)과 강성진(서울)도 A매치와 처음 만났다. 특히 고영준은 후반 35분 첫 공격포인트로 벤투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수비라인을 한 방에 허무는 스루패스로 조규성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했다. 강성진도 도전적인 플레이로 예열을 마쳤다.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었다. 벤투 감독은 6월 A매치에 발탁했던 조규성 권창훈(이상 김천) 황인범 나상호(이상 서울) 엄원상(울산) 김진수 백승호(이상 전북) 권경원을 선발로 내세웠다.
전반 39분 중국 주장 주천제의 자책골로 리드를 잡은 벤투호의 후반 첫 포문은 오랫동안 중용됐던 황인범 김진수, 그리고 권창훈의 합작품이었다. 황인범의 크로스를 김진수가 헤더로 재차 연결했고, 권창훈이 왼발로 골문을 열었다.
황인범은 벤투 감독의 황태자답게 전체적인 공격을 조율했고, 주장 완장을 찬 김진수의 리드도 돋보였다. 권창훈은 지난달 14일 이집트와의 친선경기(4대1 승)에서 4개월 만에 골맛을 본 후 2경기 연속골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옥석가리기'의 관심은 측면이었다. 손흥민(토트넘)의 자리에는 나상호, 황희찬(울버햄턴)의 위치에는 엄원상이 섰다. 벤투 감독의 믿음에 제대로 화답했다. 나상호는 첫 유효슈팅으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고, 엄원상은 이타적인 플레이로 윤할유 역할을 했다.
위치 또한 중앙과 측면을 쉴새없이 넘나들며 넓은 활동반경을 자랑했다. 최종엔트리 '백업 전쟁'에서 기선을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벤투 감독은 후반에는 둘을 아꼈다. 나상호의 자리에는 송민규(전북), 엄원상을 대신해서는 강성진이 투입됐다.
2020년 11월 17일 카타르와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에 데뷔한 윤종규(서울)의 두 번째 기회도 눈에 띄었다. 오른쪽 풀백에 선 그는 측면은 물론 중앙까지 쇄도하는 활발한 공격 가담으로 무난한 플레이를 펼쳤다.
대한민국은 20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중국과의 1차전에서 3대0으로 완승했다. 5-4-1전형을 꺼내든 중국의 밀집 수비와 거친 플레이에 시원스러운 경기를 펼치지 못했지만 첫 승으로 가볍게 첫 발을 뗐다.
한국은 전날 홍콩을 6대0으로 대파한 일본과 함께 승점 3점을 기록했다. 벤투호는 24일 홍콩에 이어 27일 일본과 차례로 맞닥뜨린다. 벤투호의 카타르월드컵 실험과 함께 동아시안컵 4연패 도전도 계속된다. 김성원 박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