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신임 감독 에릭 텐하흐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독단 행동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호날두의 자리는 언제나 열려 있다며 넓은 마음을 뽐냈다. 거의 보살 수준의 아량이다.
텐하흐는 지난 6월, 명문 맨유 재건의 막중한 임무를 맡고 새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하지만 맨유의 가장 큰 스타인 호날두와 관계는 순탄하지 않았다. 영국 언론들은 뚜껑을 열기도 전에 둘의 불화를 예상했다. 텐하흐의 전술에 호날두는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로 호날두의 행동에서 텐하흐를 향한 존경심은 찾기 어려웠다. 호날두는 최초 텐하흐 체제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가 돌연 태도를 바꿨다. 맨유가 6월 이적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자 본심을 드러냈다.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클럽으로 이적을 요청했다.
맨유는 6월 마지막 주에 선수단을 소집했다. 호날두도 휴가를 마치고 캐링턴(맨유 트레이닝 센터)에 합류할 시점이었다. 그러나 호날두는 훈련 재개 당일, 불참을 통보했다. 텐하흐와 호날두가 처음으로 만나게 돼 있던 날이었다.
이후 호날두는 포르투갈에 머물며 개인 훈련 중이다. 프리시즌 투어도 당연히 참여하지 않았다.
텐하흐는 전혀 감정적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호날두가 맨유의 스트라이커라며 신뢰를 나타냈다.
미러가 19일(한국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텐하흐는 "호날두는 알아서 훈련 중이다. 우리 모두는 호날두가 최고의 프로이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 호날두는 내 전술에 꼭 필요하다. 그는 그의 커리어로 이미 모든 것을 보여줬다"라며 칭찬했다.
호날두는 여러 클럽과 접촉했으나 사실상 잔류 쪽으로 무게가 기우는 분위기다. FC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파리생제르맹, 첼시, 유벤투스 등이 모두 호날두 영입에 난색을 표했다.
텐하흐는 호날두가 괘씸할 법도 하지만 프로답게 말했다. 텐하흐는 "호날두에게도 당연히 선택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라며 두둔했다. 게다가 호날두가 올 시즌 잔류는 물론이고 2024년까지 연장하는 계약을 발동시킬 수도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