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4연패를 노리는 한국이 기분 좋은 첫 걸음을 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20일 오후 7시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중국과의 1차전에서 상대 자책골과 권창훈 조규성(이상 김천)의 연속골을 묶어 3대0 완승을 거뒀다. 대회 4연패이자 통산 6회 우승을 노리는 한국은 첫 단추를 잘 꿰며 기대감을 높였다. 상대전적에서도 21승13무2패로 절대 우위를 이어갔다.
벤투 감독은 4-1-4-1 시스템을 꺼냈다. 원톱에는 조규성(김천)이 위치한 가운데 2선에는 나상호 황인범(이상 서울) 권창훈(김천) 엄원상(울산)이 포진했다. 원볼란치(한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백승호(전북)가 출격했다. 포백에는 김진수(전북) 권경원(감바 오사카) 조유민(대전) 윤종규(서울)가 나섰다. 골키퍼 장갑은 김동준(제주)이 꼈다. 조유민 김동준은 이번이 A매치 데뷔전이었다.
초반부터 한국의 일방적인 페이스였다. 한국은 나상호 김진수가 포진한 왼쪽을 주로 활용했다. 나상호의 돌파와 김진수의 오버래핑이 위력을 발휘했다. 황인범과 조규성까지 왼쪽에 가세하며, 중국의 오른쪽을 줄기차게 공략했다. 하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전반 9분 김진수의 패스를 받은 나상호가 돌파하며 때린 슈팅은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다.
2선과 3선을 오가던 황인범의 움직임이 살아나며 슈팅수가 더욱 늘어났다. 황인범은 중거리슛과 프리킥으로 계속해서 중국의 골대를 노렸다. 25분에는 좋은 장면을 만들었다. 조규성이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엄원상이 헤더로 떨구고 황인범이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떴다.
전반 중반 이후에는 조규성이 연이어 슈팅을 날렸다. 31분 황인범의 패스를 감각적인 슈팅으로, 34분에는 권경원이 멀리서 올려준 크로스를 뛰어들며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모두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쉼없이 때렸지만 정작 골은 상대 실수로 나왔다. 전반 39분 권경원의 롱패스를 중국 주장 주 천제가 헤더로 막아낸다는 것이 그대로 중국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자책골이었다.
행운의 득점 이후 한국의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43분에는 멋진 패스워크에 이어 윤종규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조규성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떴다. 전반 종료 직전 황인범의 패스를 받은 권창훈이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조규성의 몸에 맞고 나온 것이 아쉬웠다.
후반 들어서는 한국의 오른쪽 공격이 위력을 발휘했다. 후반 4분 황인범의 크로스가 상대 머리에 맞고 나오자 엄원상이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떴다. 1분 뒤에는 황인범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은 윤종규가 왼발 감아차기슛을 때렸지만 골대를 빗나갔다. 한국은 기어코 추가골을 만들었다. 9분 황인범이 올려준 크로스를 김진수가 헤더로 연결했고, 권창훈이 뛰어들며 왼발로 마무리했다.
19분 아크 정면에서 얻은 백승호의 프리킥은 약했다. 20분 한국이 변화를 줬다. 권창훈 나상호 대신 고영준(포항) 송민규(전북)를 투입했다. 27분에는 윤종규 엄원상을 제외하고 김문환(전북) 강성진(서울)을 넣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깜짝 선발한 고영준 강성진은 첫 경기에서 데뷔전을 만들어냈다. 한국의 공세는 계속됐다. 31분 고영준이 왼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을 조유민이 공격에 가담해 장기인 헤더로 연결했지만 빗나갔다.
34분 쐐기골이 터졌다. 고영준이 멋지게 찔러준 볼을 조규성이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에서 이겨내며 침착한 오른발슛으로 세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벤투 감독은 35분 황인범 대신 김진규까지 넣었다. 한국은 계속해서 안정된 경기운영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42분에는 김문환이 잘 잡아주고 왼발슛으로 연결했지만 떴다. 김진규의 중거리슛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다. 이어 코너킥 상황에서 송민규가 상대 수비 한명을 벗겨내고 때린 왼발슛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3대0 승리로 마무리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