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팀들이 우리를 두려워하길 원한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이 20일(한국시각)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를 통해 새 시즌 포부를 또렷히 밝혔다.
토트넘의 마지막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은 1960~1961시즌이다. 61년을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 세월동안 무려 13개 구단이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소위 톱6라는 빅클럽 중 토트넘을 제외한 5팀이 우승을 경험했다.
'EPL 득점왕' 손흥민과 '잉글랜드 캡틴' 해리 케인과 세계 최고 명장이자 우승 청부사로 회자되는 콘테 감독을 보유하고, 새 시즌을 앞두고 폭풍영입을 감행한 토트넘의 '새 역사'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콘테 감독이 인터뷰에 응했다.
콘테 감독은 승부조작과 강등 스캔들에 시달리던 유벤투스 사령탑으로 부임해 역대 최다 승점 우승을 이끌었고, '10위' 첼시 지휘봉을 잡고 우승 신회를 썼고,가장 최근엔 인터밀란 감독으로 부임해 2년차인 2020~2021시즌 유벤투스의 9년 우승을 종식시키며 밀란의 우승을 견인한 바 있다.
토트넘의 우승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적임자라는 기대는 이 역사적 팩트에 근거한다. 이와 관련 콘테 감독은 "우승을 원하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현실적인 사람이다"라고 했다. "유벤투스와 인터밀란의 승점 차는 20점 이상이었다. 첫 시즌엔 그 차이를 줄였고, 두 번째 시즌엔 우리가 우승했다"고 설명한 후 "하지만 이탈리아에선 단 한 팀하고만 싸우면 되지만 프리미어리그엔 리버풀, 맨시티, 첼시 등 수많은 팀들이 있다"며 차이를 이야기했다. "첼시는 지난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고 올해는 클럽월드컵에서 우승했다. 맨유와 아스널도 결코 잊어선 안된다. 이적시장에서 많은 돈을 쓰고 있다"며 경계심을 표했다.
"새 시즌은 힘들고도 흥미진진한 시즌이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강하게 몰아붙이면서 계속 발전해 나가야 한다. 모든 상황에서 발전해야 짧은 시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니얼 레비 회장 등 구단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토트넘의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성공적인 프리시즌 한국 투어 후 자신감과 결속력은 더더욱 강해졌다. 하지만 콘테 감독은 겸손한 각오를 전했다. "내 목표는 더 경쟁력 있는 팀이 되는 것이다. 내 목표는 토트넘과 붙게 될 때 상대 팀들이 엄청 두려워하지는 않더라도 조금이라도 걱정 되는 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다음 나는 우리 선수들이 함께 야망을 갖고 새로운 레벨로 올라서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11월 토트넘에 처음 왔을 때 나는 선수들에게 우리가 순위표 높은 곳에 올라가려면 함께 해야 한다, 팀으로서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모든 선수들이 어나더 레벨로 올라서야만 한다. 성장하고, 성장하고, 성장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젊은 팀이다. 향후 3~4년간 토트넘을 위해 함께 뛸 수 있는 선수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견고한 기반을 만들어내야 하고 한단계 한단계 성장해야 한다. 그 다음 궁극적으로 중요한 목표를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데일리메일은 콘테 감독의 '3~4년'이라는 발언이 토트넘과의 장기적인 동행에 대한 '힌트'라고 해석했다. 콘테 감독은 한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 '저니맨' 스타일. 토트넘의 계약은 내년까지다. 미래에 대한 질문에 콘테 감독은 "알다시피 축구는 언제나 아주 이상하다"면서 "현재로선 토트넘에 머무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 이 선수들과 일하고, 이 구단과 일하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답했다. "아무 문제도 없고, 운동장 안팎에서 위대한 클럽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지금 현재 목표는 오직 함께 같은 방향을 보고 달려가는 것뿐이다. 대니얼 레비 회장과 파비오 파라티치 디렉터와 함께 아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지난 1월 데얀 쿨루셉스키, 로드리고 벤탄쿠르 영입에 이어 새 시즌을 앞두고 이반 페리시치, 이브 비수마, 프레이저 포스터, 히샬리송, 제드 스펜스, 클레망 랑글레 영입을 완료했다. 콘테가 원하는 3-4-3 포메이션을 위한 팀 구성요소를 채웠다. 콘테 감독은 "사람들은 이적시장에서 돈을 낭비하기 위해 노력한다. 현재까지는 우리는 합당한 돈을 잘 쓴 것같다. 타이밍에 대해 놀랐을 수도 있지만 내 비전을 확고하다. 파비오가 이 부분을 잘 도와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내심도 필요하다. 우리는 이제 이 여정을 시작했을 뿐이고 다른 팀들도 많은 돈을 썼다. 우리도 영입을 했지만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맨시티와 리버풀은 수년간 우리를 승점 20점 이상 앞섰던 팀들"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콘테 감독이 2016~2017시즌 첼시에서 리그 우승 위업을 이룬 이후 맨시티가 4번, 리버풀이 1번 우승했고, 우승 승점은 4번이나 90점을 넘겼다. 토트넘이 승점 80점을 넘은 건 2016~2017시즌 리그 2위 때가 유일하다. 차이는 극명하지만 콘테 감독의 토트넘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콘테 감독은 "시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우리선수들을 몰아붙일 것이다. 매경기, 매대회 야망을 갖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눈을 빛냈다. "그렇게 되면 1년 7개월 후 우리는 뭔가 특별한 일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