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시애틀 매리너스 루키가 올스타에 뽑힌 것은 2001년 일본인 타자 스즈키 이치로가 마지막이었다. 한데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외야수 훌리오 로드리게스(22)가 21년 만에 이치로 이후 맥이 끊겼던 시애틀 루키로 올스타전에 출전하게 됐다.
로드리게스는 19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 홈런더비에도 참가해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1라운드에서 텍사스 레인저스 코리 시거를 32대 24, 2라운드에서는 3회 연속 홈런더비 우승을 노리던 강호 뉴욕 메츠 피트 알론소를 31대23으로 각각 물리친 로드리게스는 결승에서 워싱턴 내셔널스 후안 소토에 18대19로 한 개차로 아쉽게 패했다.
로드리게스가 주목받는 것은 시애틀의 전반기 막판 행보에 힘을 가장 많이 실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시애틀은 지난 3일부터 전반기 최종전인 19일 텍사스전까지 14연승을 달렸다. 6월까지만 해도 승률 5할에서 6승이 부족했던 시애틀은 지금 강력한 포스트시즌 진출 후보다.
51승42패로 서부지구 2위를 안정적으로 확보했고, 와일드카드 순위에서도 2위로 동부지구 강호 그룹인 탬파베이 레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보스턴 레드삭스와 후반기에도 치열한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로드리게스는 7월 15경기에서 타율 0.288(59타수 17안타), 4홈런, 14타점을 올렸다. 그는 4월 한달간 홈런을 한 개도 못쳤고, 타율은 2할대 언저리였다. 그랬다가 5월 2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빅리그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급상승세를 탔다.
월간 성적은 5월에 타율 0.309, 6홈런, 17타점, 6월에 타율 0.280, 7홈런, 16타점이었다. 즉 지난 3개월 간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며 시애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얘기다.
시애틀 구단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은 2001년에 만들어졌다.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그 해다. 5월 24일 미네소타 트윈스전부터 6월 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까지 15연승을 달렸다. 같은 기간 이치로는 타율 0.354, 6타점, 15득점을 마크했다. 이치로가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굳히면서 MVP 후보로 떠오르기 시작한 시점이다. 로드리게스는 당시 생후 6개월도 안된 갓난아기였다.
그해 시애틀은 116승46패를 올리며 메이저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시애틀은 2001년을 마지막으로 작년까지 20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이치로를 소환한 22세 신예 로드리게스의 돌풍을 앞세운 시애틀의 후반기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