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전반기 내내 치열했던 경쟁, 신인왕 판도도 예외는 아니었다.
'중고신인'들의 약진이 빛났던 전반기다. 슈퍼루키로 꼽혔던 김도영(19·KIA 타이거즈)과 문동주(19·한화 이글스)가 주춤한 사이, 입단 후 숙성기를 거쳐 올 시즌 1군 데뷔의 감격을 맛본 형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김인환(28·한화 이글스)은 신인왕 레이스의 최고참으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타자다. 성균관대를 졸업한 2016년 한화 육성선수로 입단, 2018년 정식 프로 데뷔한 김인환은 올 시즌 전까지 52타석에 선 게 전부. 하지만 올 시즌 한화의 4번 타자로 변신해 전반기 58경기 타율 2할8푼1리(210타수 59안타), 10홈런 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80을 기록했다. 야구전문 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RC+(조정 득점 창출력) 120.0,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1.02 등 세이버 스탯 상으로도 좋은 활약상을 선보였다. 프로 데뷔 5년 이내 60타석 조건을 간신히 채운 김인환은 오랜 무명 세월을 거쳐 비로소 빛을 본 케이스로 스토리도 풍부하다.
삼성 라이온즈 2년차 외야수 김현준(20)의 활약상도 주목할 만했다. 전반기 66경기 타율 3할1푼4리(175타수 55안타), 홈런 없이 10타점을 기록한 김현준은 OPS 0.783, wRC+ 127.7, WAR 1.51 등 영양가 있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지난 6월 16일 LG전부터 7월 10일 SSG전까지 21경기 연속 안타를 치면서 팀 선배이자 레전드인 이승엽(현 KBO 홍보대사)의 만 20세 이하 최다 연속 경기 안타 기록(19경기)을 넘어서며 주목 받았다. 시즌 전 박해민의 공백으로 울상짓던 삼성은 김현준의 등장으로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됐다.
선두 SSG 랜더스가 갈고 닦은 기대주 전의산(22)도 빠질 수 없다. 6월 8일 1군 콜업된 전의산은 28경기 타율 3할4푼1리(91타수 31안타), 7홈런 24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OPS(출루율+장타율)가 1.099, wRC+는 무려 201.6에 달했다. WAR도 1.41을 기록했다. 개막 두 달여 만에 콜업돼 전반기 한 달 남짓을 치르고 얻은 성적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100타석을 갓 넘긴 시점에서 더 집요해질 상대 견제 속에서도 지금과 같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롯데 자이언츠가 자랑하는 '신형 투지' 황성빈(25)은 다크호스로 꼽힌다. 대졸 3년차로 올 시즌 처음 1군 데뷔한 황성빈은 전반기 52경기 타율 2할9푼2리(161타수 47안타), 1홈런 7타점, OPS 0.712다. wRC+(101.6)나 WAR(0.79)에선 다소 밀리지만, 뛰어난 작전 수행 능력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가 인상적이다. 후반기까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신인왕 경쟁 자격은 충분해 보인다.
후반기 신인왕 판도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곤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더욱 집요해질 상대 투수의 견제, 체력 부담 등 헤쳐 나가야 할 장애물이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전반기 막판 타격 재능을 보여주기 시작한 김도영의 후반기 활약상에도 관심이 쏠린다.
개막 후 두 달간 헤매던 김도영은 7월 들어 타격 페이스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반기 막판 10경기 타율 2할9푼에 홈런도 3개를 터뜨렸다. 시즌 타율 2할2푼(164타수 36안타), 3홈런 15타점, OPS 0.624로 여전히 전반적인 지표는 다른 신인왕 경쟁 후보에 비해 밀린다. 하지만 7월 들어 KIA 주전 3루수로 자리를 잡고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반등에 성공한 슈퍼루키의 가세로 신인왕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