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여름 들어 힘겨운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토론토는 13일(이하 한국시각)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호세 베리오스의 호투를 앞세워 4대3으로 승리, 4연패에서 벗어났다.
전날까지 최근 10경기에서 1승9패로 급추락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로 내려앉은 토론토는 숨을 돌리며 46승42패를 마크했다. 14일 필라델피아와의 경기를 마치면 이제 전반기 남은 일정은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 4연전이다. 토론토로서는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날 동부지구 최하위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시카고 컵스를 4대2로 꺾고 9연승을 달렸기 때문이다. 볼티모어는 44승44패로 마침내 승률 5할 고지를 점령했다. 동부지구 5팀이 모두 5할 이상의 승률을 마크한 것이다. 토론토와는 불과 2경기차다.
시즌 반환점을 돈 시점에 같은 지구 5팀이 모두 5할 이상 승률을 기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동부지구에 강호들이 몰려 있다는 증거다. 토론토에 좋을 게 없는 현상이다.
올해부터 포스트시즌 진출 범위를 12팀으로 확대함에 따라 토론토의 가을야구 가능성은 높아진 건 사실이다. 지구 우승을 놓치더라도 와일드카드 순위 3위 이내에 들면 되기 때문이다. 이날 현재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3위다. 즉 동부지구 1~4위팀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권이다.
그러나 토론토는 전력이 불안정하다. 앞으로가 문제란 소리다. 로테이션, 불펜진, 타선 모두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특히 선발진은 붕괴 직전이다. 류현진과 기쿠치 유세이가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에이스 케빈 가우스먼은 경기 도중 타구에 맞은 발목 상태가 온전치 않아 등판을 미루고 있다.
이날 베리오스가 6이닝 동안 삼진 13개를 잡아내며 역투했지만, 들쭉날쭉한 습관이 개선됐는 지는 알 수 없다. 사이영상 후보로 꼽히던 알렉 마노아도 최근 5경기 평균자책점이 3.82로 부진해 1점대 평균자책점이 2.34로 치솟았다.
타선도 기대 이하다. MVP 후보로 꼽히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타율 0.266, 19홈런에 그치고 있다. 작년 홈런왕 포스가 사라졌다. 조지 스프링어는 여전히 '유리몸'을 안고 뛰고 있고, 파괴력이 떨어진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맷 채프먼도 신통치 않다. 작년 팀 홈런 1위의 위용이 사라졌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 토론토는 작년에도 88경기를 치른 시점서 올해와 같은 46승42패를 마크했다. 그러나 이후 45승29패로 상승세에 속도를 붙이며 91승71패로 시즌을 마쳤다. 비록 지구 4위에 그쳐 가을야구엔 실패했지만, 2015년 이후 최고 승률을 기록하며 2022년 희망을 부풀렸다.
그러나 올해는 예상을 빗나가는 행보다. 시즌 반환점을 돌다 내리막길로 들어섰다. 지금 토론토에는 작년 후반기에 맹활약했던 로비 레이와 스티븐 마츠가 없고, 류현진마저 사라졌다. 류현진은 지난해 8~9월 5실점 이상 경기가 4차례였을 뿐 나머지 경기에선 제 몫을 했다. 지금 류현진의 빈자리가 유독 커보이는 이유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