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진정한 별들의 전쟁이다. 국내외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주연 배우들의 전쟁이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Bluedragon series Awards, 이하 BSA) 주연상 트로피를 두고 펼쳐진다.
지난 한해는 유독 K-드라마라 불리는 시리즈물들이 국내외에서 화제를 몰고왔다. 전세계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던 '오징어 게임'부터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을 받았던 '이 구역의 미친X', 'D.P.', '소년심판',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무브 투 헤븐'.그리고 독특한 소재를 활용하며 인기를 끌었던 '유미의 세포들', '트레이서',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완벽히 사로잡았다.
유독 트로피의 향방에 대한 관심이 불타오르는 이때, 오는 19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크로마에서 열리는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그 주인공이 결정된다.
▶인생연기·인생캐릭터..남우주연상 트로피 어디로 가나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로는 'D.P.' 정해인, '무브 투 헤븐' 이제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김남길, '오징어 게임' 이정재, '트레이서' 임시완이 이름을 올렸다.(작품명 가나다순)
정해인은 'D,P.'로 지금까지 고정됐던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인생캐릭터를 입었다는 평을 얻었다. 어두운 극의 분위기 속에서 중심을 잡아갔던 안준호를 연기하며 성장을 그려냈다. 특히 감정 연기부터 액션까지 어느 하나 놓치지 않는 열연이 안방의 환호를 불렀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선하고 밝은 모습을 주로 보여줬던 이제훈은 '무브 투 헤븐'의 상구를 통해 '밑바닥 인물'을 연기했다. 거친 말투에 상처투성이 얼굴까지 지금까지 본적 없던 이제훈의 모습이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기 충분했고, 극중 조카 그루(탕준상)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들에 감동도 이어졌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김남길의 연기 인생에 또 다른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그동안 폭발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김남길의 연기에 익숙했던 시청자들은 마음을 숨기고, 완급조절을 해나가는 김남길의 새로운 얼굴에 찬사를 보냈다. 전세계 1억 4200만 가구(넷플릭스 기준)가 시청한 이 시대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이정재는 이제 국내보다 해외 무대가 더 익숙해진 배우. 해외에서도 꾸준히 수상 낭보를 날려오고 있는 이정재가 BSA 무대에서도 강자로 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각 잡힌 양복, 수양대군 등 위엄있는 캐릭터를 연기해왔던 그가 선한 성품의 '동네 형' 성기훈을 연기하는 것만큼 짜릿한 반전은 없었다.
예쁜 돌아이, 똑똑한 돌아이. '트레이서' 속 임시완의 황동주를 표현하는 '찰떡 별명'. 임시완은 '트레이서'를 통해 사이다 캐릭터의 정석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기기도 했다. 특히 임시완은 자신의 외모를 200% 활용한 연기력으로 시선을 모으기도. 예쁜 얼굴로 보여주는 기행들이 황동주를 임시완의 인생 캐릭터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인생연기엔 경계가 없다..여우주연상 누구 품으로?
여우주연상 후보로는 '소년심판' 김혜수, '유미의 세포들' 김고은, '이 구역의 미친X' 오연서,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김성령, '해피니스' 한효주가 노미네이트됐다.(작품명 가나다순)
'소년심판'은 소년 범죄에 대한 메시지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는 의미를 가졌던 작품. 그 의미가 전달되기까지 얼굴 근육 하나, 하나까지도 모두 연기에 아낌없이 쏟아부었던 김혜수의 노력이 있었다. 김혜수는 '소년심판'을 통해 몸을 아끼지 않고 달리고 구르는 것은 물론, 법정 안과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큰 리액션 없이 자신의 감정을 오직 얼굴의 잔근육으로만 표현하는 고난도의 연기를 선보여 박수 갈채를 받았다. 김혜수의 인생 연기라면 단연 '소년심판'을 꼽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드라마와 만화의 만남이라는 '유미의 세포들'은 김고은에게도 큰 도전이었을 것. 자칫하면 '오글거린다'는 평을 들을 수 있던 작품이지만, 주인공 유미를 연기한 김고은은 몸을 아끼지않는 코믹한 열연으로 시청자들에게 '오글'보다는 '공감'을 심어줬다. '이 구역의 미친X'도 시청자들에게 인생 드라마로 손꼽히는 작품.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망상과 강박에 시달리는 미친X가 된 이민경을 연기한 오연서는 같은 트라우마를 가진 시청자들에게도,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도 공감을 얻어냈다. 특히 그동안 '사이다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던 오연서가 깊은 내면을 드러내보였다는 점에서도 호평받기 충분했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는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오징어 게임'보다 재밌다"는 놀라운 평을 받은 작품. 김성령은 그중 주인공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정은으로 분해 열연하며 '이상청'의 참재미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그동안 고상한 재벌집 사모 등의 캐릭터를 선보였던 김성령은 '이상청'으로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왔다. '해피니스'의 한효주도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몰입감을 단숨에 끌어올린 배우. 감염병이 일상화된 시대, 봉쇄된 아파트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해피니스' 속에서 자신의 신념을 잃지 않는 윤새봄으로 등장한 한효주는 시원한 액션과 감정연기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