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2일 인천 키움전. SSG 선발 노경은은 키움 리드오프 김준완을 초구에 맞혔다. 좌타자에게 좀처럼 사구를 내주지 않는 투수.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어요. 진짜 약간 한국시리즈 1차전 던졌을 때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오늘은 뭐 무조건 이 팀을 잡아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제가 4이닝이든 5이닝이든 타선이 터질 때까지 유지만 잘 해주고 바통 터치를 해주면 된다'는 생각으로 까지 계속 그냥 1이닝씩 던졌던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호수비들이 너무 많이 나와줘서 제가 6회까지 던졌던 것 같아요."
진짜 포스트시즌 선발 마인드다.
미리보는 한국시리즈. 선수들에게는 사실이었다.
SSG 선수들은 이날 경기 전 비장한 각오로 임했다. 최고참 추신수가 선수 단체톡방에 "가족하고 작별인사하고 오라"며 전쟁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투수는 죽기살기로 던졌고, 야수는 집중력 있게 투혼을 발휘했다. 김성현의 멋진 세차례의 호수비와 최 정의 다이빙 캐치 후 병살 처리, 보기 드문 1이닝 두차례 보살 등 멋진 장면들은 이런 집중력 속에서 탄생했다.
역전 결승 스리런포와 호수비로 승리를 견인한 최 정은 "키움과 경기를 유독 많이 안했는데(이날 전까지 6차례) 자꾸 따라오고 우리는 도망가는 입장이다 전반기 끝에 딱 매치가 되니까 키움은 꼭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선수들에게 있었다"며 웃었다.
이날 경기 전 SSG 김원형 감독은 "신경 안 쓰일 수는 없다. 그래도 해왔던 대로 선수들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정상적인 걸 얘기해도 선수들 집중력은 달라질 거고 승패에 영향을 줄 것이다. 따로 준비하고 하는 건 없다. 사실 이기려면 (문)승원이를 오늘 쉬어주면 안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과열을 경계하는 사령탑의 마음. 하지만 선수들은 달랐다. 1년 넘게 재활하고 돌아온 문승원 조차 깜짝 놀란 덕아웃 분위기.
SSG는 4년 만의 우승을 향해 한 마음으로 모이고 있다. 후반기도 식지 않는 질주가 이어질 것 같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