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2'(이하 '고딩엄빠2') 윤지가 '다문화 가정 자녀'에 대한 편견을 이겨내고 '두 남매' 엄마로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 감동을 선사했다.
12일 방송한 6회에서는 18세에 아이를 낳은 '고딩엄마' 윤지가 스튜디오에 출연해, 다문화 가정의 자녀로 살아가면서 겪었던 아픈 사연을 털어놓는 한편, 친정엄마와 거리 좁히기에 나선 모습, 남편과 두 아이를 키우는 일상 등을 공개해 시청자들을 웃고 울렸다. 이날 방송은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 2.0%(유료방송가구 2부 기준)를 기록했으며, 방송 후에는 출연자의 이름과 관련 영상 등이 포털사이트와 SNS를 점령하는 등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화제성을 반영했다.
우선 윤지가 고교 시절 방황했던 사연이 재연 드라마 형식으로 펼쳐졌다. 필리핀 국적의 엄마를 둔 윤지는 학창 시절 다문화 가정 자녀라는 사실 때문에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해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이후 1년여간 가출을 했고 이때 우연히 알게 된 남자친구와 교제해 임신까지 했다. 하지만 남자친구의 폭행과 막말에 결국 윤지는 집으로 돌아왔으며, 엄마와 담임 선생님의 보살핌과 배려 속에 아이를 낳았다.
그 뒤, 학교 생활을 병행하던 윤지는 새로운 남자친구를 만났지만, '싱글맘'인 사실을 털어놓지 못해 전전긍긍했다. 이를 알게 된 남자친구는 "혼자 아이 낳고 키우느라 진짜 힘들었겠다"며 역대급 자상한 면모를 보여 박미선, 하하, 인교진 등 3MC의 감탄을 자아냈다. 큰 산을 넘었다고 생각했던 순간, 윤지는 두 번째 임신 사실을 알게 됐고, 재연 드라마가 끝이 났다.
잠시 후, 결혼해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윤지네의 일상이 VCR로 공개됐다. 남편 박경도와 맞벌이를 하고 있는 윤지는 친정엄마에게 평일 내내 두 아이를 맡겨 놓은 상황. 친정엄마는 집에서 두 남매의 식사를 챙기고, 아이들과 놀아주는 등, 잠시도 앉아 있지 못했다. 하지만 윤지는 친정엄마 집으로 퇴근하자마자 "집이 왜 이렇게 더러워? 청소 좀 하지…"라며 잔소리를 했다. 특히 윤지는 "둘째 아이가 아토피와 알러지, 폐렴도 있어 한 달에 1~2번 입원한다"고 밝혀 모두를 안쓰럽게 만들었다.
감기에 걸리면 바로 폐렴으로 이어질 만큼 약한 면역력 때문에 둘째를 특별히 신경쓰는 윤지의 모습에, 하하는 "이제 좀 이해가 된다"며 안타까워했고, 박미선은 "친정엄마도 그걸 아니까 (잔소리에도) 뭐라 안 하신 거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 뒤, 윤지는 친정엄마의 필리핀 친구들과, '다문화 가정 프로그램'에서 만난 비슷한 환경의 친구를 초대해 즐거운 식사 자리를 가졌다. 그런데 여기서 윤지를 제외한 모두가 영어와 필리핀어를 사용하며 즐겁게 대화를 나눴지만, 윤지만 혼자 겉돌아 짠내 웃음을 자아냈다. 대화에서 소외돼 속상한 윤지는 친구와 바닷가 산책을 나갔고, "언어를 배워볼 생각이 없냐"는 친구의 질문에 머뭇거렸다.
그러다 윤지는 "중학교 1학년 때, 가정통신문에 적힌 엄마의 영어 이름을 본 반장이 친구들과 뒤에서 (놀리듯) 속닥거리는 걸 들었다"며, 필리핀어를 거부해 왔던 속마음을 고백했다. 심지어 윤지의 같은 반 친구들은 윤지를 단체 채팅방에 초대해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며 욕을 하는 등 '카톡 감옥'을 만들어 괴롭혔다고.
친구에게 속얘기를 털어놔 한결 가벼워진 윤지는 늦은 밤 야시장에서 볶음면을 판매하는 엄마를 찾아갔다. 이어 2시간 가량 엄마를 도와 일을 하다가, "허리가 아프다. 엄마는 이걸 혼자 어떻게 다 했어?"라며 미안해했다. 그리고는 엄마의 어깨를 주물러주며 "옛날에는 엄마를 창피해했는데 이제는 당당하게 잘 살 것 같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한편 회사에서 일찍 퇴근한 남편은 집에 오자마자 단잠에 빠진 첫째 딸 서윤이 옆에서 떠날 줄 모르는 '딸 바보' 면모를 보였다. 이를 본 박미선은 "저렇게 딸이 예쁠까?"라고 감탄했다. 박경도는 "(결혼 전 아내가 낳은 아이라) 같은 피가 안 섞였지만, 그래서 더 챙겨줘야겠다는 마음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에 박미선은 "속이 깊고 아주 단단한 사람"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지는 남편이 딸 서윤이의 마음을 얻게 된 계기에 대해, "친정 식구들과 남편이 (친해지려고) 여행을 많이 다녔다. 그러다 어느 날 서윤이가 자연스레 '아빠'라고 했다. 남편이 그날 감동 받아서 울었다"고 떠올렸다. 이를 들은 하하는 "거의 부산 인교진인데?"라고 극찬했고, '원조 딸 바보' 인교진도 "딸을 바라보는 눈빛이 애틋하고 아련했다"며 박수를 보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