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흔들리는 삼성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33). 수렁에 빠진 팀을 구원할 수 있을까.
삼성의 9연패 출발선상에는 뷰캐넌이 있었다.
지난달 30일 KT전에서 4이닝 만에 홈런 2개 포함, 8안타 3볼넷으로 6실점 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연패의 시작이었다.
7일 대구 LG전에는 최악을 경신했다. 내용이 더 안 좋아졌다. 지난 경기 시즌 최소이닝-최다실점 기록을 새로 쓰며 2경기 연속 무너졌다.
선발 3⅔이닝 만에 10안타 3볼넷으로 7실점. 직전 경기에 세운 1경기 최소 이닝(종전 4이닝) 최다 실점(종전 6실점) 기록이다.
1회 2사 1, 3루 위기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한 뷰캐넌은 오지환을 내야 뜬공 처리하며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1-0으로 앞선 2회 무너졌다. 무려 10타자에게 55구를 던지며 5안타 2볼넷으로 5실점했다. 박해민 문성주 채은성의 짧게 끊어서 만든 적시타를 막지 못했다.
3회 유강남에게 선두타자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세타자를 막고 실점하지 않았다.
하지만 4회 2사 후 채은성의 내야안타 후 오지환의 적시 3루타와 문보경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더는 버티지 못했다.
에이스의 조기강판 속에 삼성은 9대11로 패하며 6연패에 빠졌다. 최후의 보루가 무너지자 수렁이 깊어졌다. 속절없는 9연패가 이어지고 있다.
2경기 연속 최악의 피칭. 한화 불펜카 물세례 사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뷰캐넌은 지난달 26일 대전 한화전서 한화 투수 교체 시점에 불펜카를 막고 생수병의 물을 뿌리는 행동으로 비난의 중심에 섰다. 한화 팬들에게 불쾌감을 줬고, 결국 사과해야 했다.
마운드 밖에서 쾌활한 모습으로 한국야구를 즐기던 뷰캐넌에게 닥친 당혹스러운 기억. 예민한 뷰캐넌으로선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사건이었다.
그 때 그 사건 이후 뷰캐넌은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단순 우연인지는 다음 등판인 13일 KT전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12일 수원 KT전에 등판할 원태인이 연패를 끊어내지 못하면 다음날 등판할 뷰캐넌에게 짐이 고스란히 지워진다. 삼성은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인 이번 KT와의 원정경기에서 반드시 연패탈출을 해야 한다. 만에 하나 최악의 12연패에 빠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이 불 공산을 배제할 수 없다. 연패 시작의 책임이 있는 에이스의 결자해지가 필요하다.
'그때 그 사건' 이전까지 15경기서 6승4패, 평균자책점 2.42로 승승장구 하던 뷰캐넌은 최근 최악의 2경기 결과로 인해 6승6패, 평균자책점은 3.36으로 치솟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