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성남FC가 3연속 무승부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하나 싶었지만, 다시 3연패 늪에 빠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강등 가능성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마지막 승부수를 띄워야 할 때다.
성남은 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2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대3으로 져 시즌 13패째를 당했다. 21경기에서 따낸 승점은 12점(2승6무13패). 스플릿라운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21라운드 기준 최저 승점 4위의 기록이다. 2015년 대전(8점), 2013년 대전(11점), 2019년 인천(11점) 다음이다. 2013년과 2015년 대전은 결국 최하위로 강등 고배를 마셨다. 2019년, '잔류왕' 인천은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2016년과 2018년 각각 21라운드에서 승점 16점에 그친 수원FC와 전남 드래곤즈도 최하위로 강등됐다. 성남이 살아남기 위해선 '기적'이 필요하다.
최근 3경기서 드러난 경기력은 희망적이지 않다. 강원(0대2), 포항(1대4), 제주(2대3)전에서 9골을 헌납했다. 포항전에선 후반 13분부터 48분까지 35분간 4실점했다. 제주전에선 2번째 실점과 3번째 실점 간격이 4분에 불과했다. 경기를 하다보면 1골을 내줄 수 있으나, 단순히 1골에 그치지 않고 도미노처럼 와르르 무너지는 게 문제다. 성남은 김 감독 부임 첫 시즌인 2020년 평균 1.32실점, 2021년 평균 1.21실점으로 연속해서 10위를 차지하며 잔류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실점은 1.81골이다. 야심차게 데려온 베테랑 김민혁 권완규 등이 부상 등의 문제로 제역할을 해주지 못한 여파다.
김 감독은 제주전을 마치고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구단과 상의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뤄졌으면 한다"였다. 자연스레 4월초 김천 상무전 이후에 한 발언이 소환됐다. 당시 김 감독은 "미래에 대해 구단하고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며 사퇴를 암시했다. 이번 발언과 비슷하면서도 뉘앙스가 묘하게 다르다. 축구계에선 '구단과 상의하는 부분'을 '사퇴 암시'보단 '트레이드'로 해석하고 있다.
성남과 제주는 2대2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성남의 측면 수비수 박수일과 공격수 뮬리치, 제주의 베테랑 미드필더 윤빛가람과 공격수 김주공이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 하지만 11일 오전까지 구단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성남이 손해보는 '딜'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김 감독은 추가등록 마감 기간인 15일까지는 어떻게든 스쿼드에 변화를 주고 싶은 마음이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성남시장이 바뀌면서 대표부터 코칭스태프까지 한꺼번에 물갈이 될 거란 소문이 파다하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김 감독은 해보는 데 까진 해보려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선수들이 패배 의식에 젖은" 분위기에서 이번 여름 새롭게 영입한 몬테네그로 출신 미드필더 밀로스의 존재는 한 줄기 빛과 같다. 밀로스는 제주전에서 헤더로만 2골을 넣었다. 훈련장에서도 강한 의욕을 보이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 감독은 기대를 밑돈 토종 선수들이 밀로스에게 자극받아 의욕을 불태우길 바랄 것 같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